내부 사업모델 변경, 파운드리 수익 극대화 전략 발표
독일에 '300억달러' 이상 투자 해외 거점 공격적 확대
반도체 업황 불안 속 TSMC·삼성 양강 구도 깰지 주목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부문을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매출 증대를 위한 것으로 보이며, 실제 자체 생산하는 중앙처리장치(CPU) 등은 앞으로 파운드리 수익으로 집계된다.
이에 업계에선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21일(현지시간) 개최한 웨비나(웹 세미나)를 통해 파운드리사업 개편을 발표했다. 당장 내년 1분기부터 제품과 제조 그룹을 분리한 회계 자료가 발표되며, 주요 제품 제조분야의 매출은 파운드리 수익에 포함된다.
전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미미했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업체는 지난 2021년 '종합반도체기업(IDM) 2.0 전략'을 내놓고 파운드리시장에 재진출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섰다.
파운드리사업 해외 거점으로는 유럽을 낙점했고, 인텔은 최근 2곳의 독일 반도체공장 설립에 300억달러 이상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생산역량 확대에 속도를 낸 가운데 내부적인 파운드리사업 재정비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데이빗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제조그룹의 내년 연간 매출 중 인텔 내부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200억달러(약 25조8800억원) 규모로 업계 2위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통상 반도체 설계회사가 생산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이 그룹 내부에 적용되는 것으로 진스너 CFO는 이와 관련 “인텔은 반도체 제조그룹에 속한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적 형태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이를 통해 파운드리시장 내 영향력을 키워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파운드리부문 매출 역시 전분기 대비 36.1% 감소한 3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선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불황이 점유율과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파운드리시장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격차는 더 벌어졌으며, 뒤로는 인텔이 치고 올라올 준비를 마치는 등 시장 지각변동이 예고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불황 속 인텔이 해외공장 설립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등 삼성전자를 점차 압박해 오는 형국”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파운드리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내부 파운드리 사업모델 변경이란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