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장비와 기술 수출 제한에 대한 보복으로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무기화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장비와 기술 수출 제한에 대한 보복으로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무기화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미국과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반도체 재료 수출을 다음달부터 통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3일 성명에서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8월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원자재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출업자들이 정부에 특별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와 태양광 전지판 등 첨단 제품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핵심 희귀 원료다. 유럽의 경우 이들 재료를 '유럽 경제에 중요한' 핵심 원자재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중국의 조치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조치가 일단 특정국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형태로든 반도체 공급망에서 미국과 한 배를 타야하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갈륨의 경우 국내에 40일분이 비축돼 있고, 게르마늄은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수입되고 있어 공급선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회피'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이들 원자재는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첨단 컴퓨터, 첨단 항공기와 무기 등에 필수적인 반도체 제조에 사용돼 이를 무기화할 경우 반도체 업계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이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와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보복조치인 셈이다.

중국의 반도체 원료 수출 제한 발표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6~9일)에 앞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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