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PF 대출 담당하며 대규모 횡령

BNK경남은행에서 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BNK경남은행 전경. 사진=BNK경남은행 제공
BNK경남은행에서 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BNK경남은행 전경. 사진=BNK경남은행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BNK경남은행에서 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은행의 내부통제 실패로 파악하고 조사에 나선 상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사고를 인지한 후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562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경남은행 직원 A씨는 가족 명의 계좌로 대출(상환) 자금을 임의 이체하거나 대출서류를 위조하는 등 전형적인 횡령 수법으로 5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빼돌렸다.

A씨가 거액의 횡령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2007년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약 15년 동안 투자금융부에서 PF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이 특정 부서 장기 근무자에 대한 순환 인사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고위험 업무에 대한 직무 분리도 하지 않은 것이 횡령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 같은 영업점에서 3년 또는 본점의 같은 부서에서 5년 넘게 일한 장기근무자를 순환근무 대상 직원 중 5% 이내 또는 50명 이하로 관리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번 대형 횡령 사고와 관련해 경남은행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임원들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직원의 일탈행위가 은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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