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 "중국 정부 지시에 따라 비료업체 수출계약 중단"
2021년 요소수 악몽 떠올라… 산업·건설업 등 '총체적 난국' 예상
두 번째로 중국산 요소 많이 수입… "비축량 늘려 품귀현상 대비"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내 ‘요소수 대란’이 다시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8일(한국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 대형 비료제조업체 일부가 이달 초부터 신규 수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장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요소 선물 가격은 6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50% 급등한 이래 등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지 선물거래 전문가들은 중국 내 재고가 감소하고 수출이 늘어난 탓에 가격이 상승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국산 요소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인도와 미얀마, 호주, 한국 등은 현상황을 주시해야 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어서 수출 중단은 세계 곳곳에서 요소와 요소수 등 관련 상품의 부족 현상이나 가격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즉각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요소와 요소수 품귀 현상을 겪었다. 당시 요소수 공급 부족 문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요소수 가격이 치솟고 그마저도 파는 곳이 없어 곳곳에서 불편함이 가중됐다.

요소수는 경유(디젤) 차량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으로,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저감장치(SCR)에 들어간다. 2015년부터 모든 디젤차에 SCR 장착이 의무화돼 요소수가 없으면 운행할 수 없다.

산업 물류의 운송을 책임지는 화물차가 멈출 경우 산업계 미치는 파급력도 상당하다. 이외에도 요소수는 제철소나 발전소, 소각장, 석유화학이나 시멘트 공장의 일부 공정에 사용된다. 총체적 난국이 다시 도래할 수 있다.

요소수 대란이 다시 시작되면 건설업계도 큰 타격을 받게된다. 현장에 투입되는 굴착기와 휠로더 등 장비 대부분에 디젤엔진이 필요하다. 이에 요소수가 부족하거나 가격이 급등하면 모든 현장에서 사업진행을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은 올 7월까지 중국산 요소를 16만1447톤 수입해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산 요소를 많이 수입한 국가다. 다만 만 한국 요소 수입 업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축량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전면적인 수출 통제 조치에 나서더라도 당장 심각한 품귀 현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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