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7만3375개, 지난해 동기 대비 1만2308개↑
매물 1위 강남구 팔고 싶은 집 가장 많아… 송파·서초 상위권
아파트 매매가격 반등 조짐, 급매물소진 이후 관망세 짙어져
국내외 변동성 커져 매수심리 위축…"거래 절벽 가능성 높다"

아파트 매물적체 현상이 지속되면서 집주인과 수요자들 사이에서 눈치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아파트 매물적체 현상이 지속되면서 집주인과 수요자들 사이에서 눈치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부동산시장이 역대급 침체기를 넘어 조금씩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으나 매물은 여전히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도 반등 조짐을 보이는 만큼 수요자들과 집주인들의 눈치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물건은 7만337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1067개)보다 1만2308개 늘었다. 전월(6만6837건)보다 9.5%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20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매물 건수 1위는 강남구로 6576건에서 6273건으로 4.7% 감소했다. 서울에서 한 달 새 매물량이 줄어든 곳은 강남과 중구 2개구뿐이다. 강남은 '팔고 싶은 집'이 가장 많이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송파구와 서초구 순으로 서울 전체 매물의 24%가 강남 3구에 몰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6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상승하며 전주(0.13%)보다 소폭 둔화됐다. 전국은 지난주와 동일한 0.07%로 집계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급매물 소진 후 매수자 관망세가 짙어지며 매도 희망 가격 상승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선호 단지 위주로 간헐적 상승 거래 후 매물의 가격 상향 조정 유지되며 상승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는 더 위축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0으로 전주(89.2)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 미만은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어느정도 안정된 지표를 나타내는 가운데 매도자·매수자의 관망세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하반기 정부의 추가 규제완화와 중국의 부동산위기 등 국내외 변동성이 큰 만큼 이들의 눈치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집값 가격 하락, 강보합 상황은 매수에 적절한 타이밍이지만 급하게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하반기 매도자와 매수자의 가격 온도 차가 커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 감소로 주택 수급 불균형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만큼 수요자와 집주인의 인식차이는 더 벌어질 가능서잉 높다. 입주 한파도 2년이상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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