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 유럽 허가 계기로 실적 고공행진
합병으로 ‘실적 부풀리기’ 의혹 해소 기대
통합된 그룹 자원 활용해 대규모 투자 단행

셀트리온그룹이 3사 합병을 공식발표하고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세 곳이 가진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 글로벌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그간 3곳을 운영하며 불거진 이슈도 털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각사의 역할과 성과, 합병 후 성장 전망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셀트리온 본사.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본사. 사진=셀트리온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바이오의약품 불모지에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 램시마(CT-P13) 개발에 성공하며 이름을 알린 셀트리온이 어느덧 청년이됐다.

10년 전, 램시마 유럽(EMA) 판매허가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른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2조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3사 합병으로 회계 관련 이슈 등을 털어내고 신약개발 역량 강화와 신사업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2조2839억… 2조클럽 입성

그룹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셀트리온의 연구개발 역량이 그룹 전체 매출을 좌우할 만큼 역할이 막중하다.

셀트리온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국내외로 제품을 실어나른다. 현재 생명공학기술·동물세포대량배양기술을 기반으로 종양 및 자가면역질환 등 치료에 사용되는 항체의약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3년 램시마 유럽 허가를 계기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62억원, 99억원이다. 201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4710억원, 영업이익은 20배가 증가한 201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유플라이마(CT-P17), 램시마SC(CT-P13 SC), 베그젤마(CT-P16)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며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2조2839억원, 영업이익 6471억원을 기록하며 2조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특수관계자 거래 제거

지난달 17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세부 계획을 밝혔다.

첫 단계로 그룹 내 바이오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다. 이후 셀트리온제약 사업 강화를 거쳐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두 번째 합병을 추진한다.

지난 12일 셀트리온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합병 후 셀트리온이 존속회사로 남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소멸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통해 그간 제기된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털어낸다는 계획이다.

합병 전후 거래구조. 사진=셀트리온/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 2011년 무렵부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관련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특수관계자 거래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을 만들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를 사들여 해외로 독점 판매한다.

해외 업체가 셀트리온 제품을 구매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모두 매출이 잡혔다. 이를 두고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지난 2018년에는 금융당국이 이와 관련해 두 회사의 거래내역 등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거래가격에 대한 변동대가를 추정해 계약자산 및 부채로 인식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실제 판가와 인식한 가격의 괴리가 발생한다. 합병을 통해 이 같은 특수관계자 거래 제거로 매출 발생 시점 차이가 사라지고, 수익 인식이 명료화된다”고 설명했다.

◆자체신약개발·디지털헬스케어 등으로 영역 확대

셀트리온은 3사 합병 후 가격 경쟁력 강화와 대규모투자를 통한 사업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의 원가는 셀트리온으로부터 매입한 가격으로, 가격 조정이 쉽지 않다. 합병 후 통합법인의 생산원가는 기존 셀트리온의 생산원가로 변경돼 유연한 가격 차별화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는 게 셀트리온 측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공격적인 가격 전략과 영업 활동으로 판매지역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중심에서 신약개발, 디지털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엄민용 현재차증권 연구원은 3사 합병 후 신약기업 인수합병(M&A), 라이센스-인, 글로벌 공장 증설, CMO사업 확장 등 대규모 투자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통합된 그룹 자원을 대규모 투자에 활용해 자체신약개발, 인수합병, 라이센스-인, 디지털 헬스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빠르게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와 신사업 본격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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