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매각가격 산정, 인수전 향방 좌우할 가능성
산은·해진공 매각자 측 보유 영구채, 복잡한 셈법
업계 "해운업황 따라 기업가치 더 떨어질 수 있어"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HMM 매각가 관련 시장에서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
KDB산업은행 등 매각자 측은 보유한 HMM 지분가치를 토대로 7조원 안팎으로 평가하지만 투자은행업계에선 이보다 더 낮은 가격인 5조원대로 추산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인수 후보 3사에 개별적으로 적격심사 결과를 통보하고 11월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올해 안에 HMM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LX·하림·동원 등 3파전으로 좁혀진 HMM 인수전에서 최근 몸값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수금액 조달에 나선 상황이다.
컨소시엄 구성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3사가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HMM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HMM 자산 규모는 27조원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예상 매각가를 최소 7조원으로 평가한다. 매각 대상으로 공고한 영구채(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3억9879만주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더해지면서다.
산은은 올 7월 HMM 매각공고 당시 해당 영구채 주식전환에 따른 신주를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다. 인수자 측 입장에선 매각 대상 주식 수가 급격히 증가해 높아진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인수 후보자들 사이에선 HMM 주식 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5조원 안팎이 들어갈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매각 대상에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물량이 포함되면서 매각가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HMM의 인수전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HMM의 인수 후보 기업들은 7조원에 헐씬 못미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LX그룹이 올 상반기 말 기준(약 2조5000억원) 가장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하림그룹(1조5000억원), 동원그룹(6000억원) 순이다. 몸값이 지금보다 낮아지는 게 매각을 위해선 유리한 셈이다.
당장 관련 업계는 영구채 주식 전환 등에 따른 HMM 주가가 반영돼 최종 매각가격이 산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가격과 관련 산은과 해진공, 예비 인수 후보들 간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구채 처리 문제와 별개로 현재 해운 업황 시황 등이 기업가치를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5조원 안팎의 가격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