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화물사업 분리 매각 안건이 가결되면서 대한항공이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화물사업 분리 매각 안건이 가결되면서 대한항공이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을 분리하는 안건이 가결되면서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신규 영구 전환사채(CB)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마련한 아시아나항공 재무지원 방안 중 하나다. 양사가 체결한 자금 지원 합의에 따라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이 취득한 기존 3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 CB는 전액 상환한다. 금리도 기존 7.2%에서 4.2%로 하향했다.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한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때까지 7000억원 규모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운영자금 용도로만 사용하기로 했다.

그간 EC는 합병시 화물 분야 독점을 우려해 강도 높은 시정방안을 요구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이날 해당 안건이 가결되면서 합병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국제정세 불안·유가 상승·고금리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화물사업 매출이 급격히 감소해 재무건전성 또한 지속적으로 악화 중으로 인수 주체인 당사의 재무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인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가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거래종결을 위한 협의를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만일 EC가 조건부 승인할 경우 신주인수거래기한은 내년 12월20일까지로 늘린다.

화물사업 분리 매각 시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도 확실히 정했다. 대한항공은 대상 직원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한편 원활한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사 이사회 승인에 따라 유럽 경쟁당국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게 됐으며, 남은 기업결합심사 과정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남은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물사업 분리 매각이 결정되면서 합병에 조금 가까워졌지만 아직까지는 확신할 수 없는 단계다. EC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더라도 미국, 일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EC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고 내년 1월 말 심사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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