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회장 용퇴 결정 후 초고속 복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올해 5월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지 6개월만에 경영 일선에 다시 복귀했다. 이번 복귀에 대해 대내외 평가는 엇갈리고 있으며,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올해 5월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지 6개월만에 경영 일선에 다시 복귀했다. 이번 복귀에 대해 대내외 평가는 엇갈리고 있으며,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이 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처벌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박찬구 명예회장은 올 5월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지 불과 6개월 만인 지난 2일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금호미쓰이화학은 한일 기업이 50대 50의 지분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박 명예회장의 대표 선임 배경에는 미쓰이화학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고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설명했다. 실제 그가 한일 석유화학업계를 대표하는 두기업이 오랫동안 견고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힘써왔고 앞으로도 파트너십에 대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또 2000~2001년과 2010~2021년 두 차례나 금호미쓰이화학 공동대표를 지낸 경험도 있는 만큼 대표 자리를 맡아 사업을 이끌 적격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보수 명예회장직을 수행하던 그의 복귀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의 오너 3세 경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드는 동시에 사업을 확장 중인 금호미쓰이화학의 미래 성장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2018년 12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돼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된 상태였으나, 올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취업 제한이 풀렸다.

일각에선 이미 일선에서 물러난 박 명예회장이 사면복권 대상자에 오르는 게 맞냐고 지적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당시 재벌이 개인 비리로 유죄를 선고받더라도 결국에는 정권이 사면해준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과거 횡령과 배임 등 중대 경제 범죄로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힌 박 명예회장의 복귀를 두고 기업 경영의 투명한 거버넌스 확립에도 맞지 않다는 주장도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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