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소비 패턴 변화…저가·필수·국산 제품 위주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중국판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의 열기가 예전같지 않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심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광군제는 올해로 15년째를 맞았지만, 이번 광군제가 역대 가장 조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군제는 독신을 위한 날이라는 뜻으로, 애인이 없는 사람들은 이날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다. 이를 알리바바가 처음으로 마케팅에 활용했고 다른 쇼핑몰들이 뒤따르면서 중국 최대 쇼핑 이벤트로 거듭났다.
광군제 매출 규모는 매년 역대 최대치를 갱신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지난해 기준 광군제 매출액 규모는 약 9650억위안(약 174조원) 수준이었다.
중국 상거래기업 1· 2위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은 이번 광군제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대비 성장했다”고만 밝혔고, 징둥닷컴은 “매출이 신기록을 달성했다”고만 발표했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광군제 매출을 밝히지 않은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그동안 알리바바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출을 공개해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침체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과거에 비해 중국인들이 광군제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지출 대신 저축을 늘리면서 저가·필수·국산 제품 위주로 쇼핑한다는 것이다. 또 쇼핑몰들이 1년 내내 상시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광군제만의 매력도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달 초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가 중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올해 광군제에서 지난해보다 덜 지출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