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느린 회복에 실적 직격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중국 소비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사진=각사 제공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중국 소비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사진=각사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화장품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시장의 회복이 더딘데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효과가 미미했던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633억원으로 5.7% 줄었고 순이익은 417억원으로 29.1% 늘었다.

미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매출이 늘었으나 면세·글로벌 이커머스, 중국시장 등에서 매출이 줄어 그룹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888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8.2% 감소한 173억원이다. 이 중 국내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432억원, 191억원으로 7.5%, 34.5% 줄었다.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 감소와 데일리 뷰티 부문이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4% 감소한 128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장품부문 영업이익이 80억원을 기록하며 88% 감소했다. 주력 해외시장인 중국법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29% 줄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중국의 경기 둔화 영향도 있으나 국산 화장품이 이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다는 평가다. 중국 화장품 품질이 좋아지면서 한국 화장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저가의 중국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 ‘궈차오(애국 소비)’도 한국 화장품 수요를 끌어 내리고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11월11일)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럼에도 전 세계 화장품시장 2위인 중국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광군제를 발판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재차 확인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LG생활건강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올 4분기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뷰티의 수익성이 타격을 받은 가운데 사업 효율화 관련 국내 구조조정 비용도 반영되며 전사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4분기가 신제품 가격 인상으로 가격 저항이 예상되는 면세 및 중국 실적에 대한 보수적인 추정, 주요 브랜드 마케팅 투자 및 해외 구조조정 관련 비용의 확대 등을 감안했을 때 연중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분석했다.

박현진·주지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재고 조정 등을 감안해도 브랜드 매출이 소폭 하락했다“며 “마케팅 비용의 경우 3분기 매출액 대비 30% 중반으로 4분기도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광군제는 매출 성장보단 수익성 관점 영업 전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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