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연구개발비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5%↓
지난 5월 발표한 R&D 비용 효율화 등 여파 영향
3분기 누적 510억 영업손실… 3년 연속 적자 전망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임상3상에서 유효성을 보였다. 일반환자군도 사용하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앞으로는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과 식약처 품목허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일동제약 제공
일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일동제약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일동제약이 신약개발 동력 약화가 우려된다. 올해 실적이 적자 늪에 빠진 데 이어, R&D(연구개발) 투자 비용 감소와 개발인력 감축 등에 따른데서다.

◆지난해 영업손실 734억… 적자폭 확대

15일 일동제약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구개발비는 전분기 276억원보다 25억원 줄어든 2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76억원과 비교하면 15.5% 감소한 수치다. 그간 19%를 상회하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분기 18%대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일동제약이 지난 5월 발표한 경영쇄신 작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일동제약은 강도 높은 쇄신으로 성과를 앞당기겠다며 연구비용효율화를 포함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당시 일동제약은 경영쇄신과 관련해 재무적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연구개발분야에서 효율과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2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영업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조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연결기준 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일동제약은 2021년 55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734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 축소는 영업손실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회사에 따르면 올 3분기 별도기준 영업손실액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액 186억원 대비 13.6% 감소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연구개발비 감소 등으로 영업적자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재무성과에 불리할 수 있는 효과 최소화”

일시적 영업적자 축소 성과는 거뒀으나, 종전과 같은 활발한 연구개발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효율적 연구개발비용 지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쇄신안 발표 당시 일동제약은 “수년간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상당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효율적인 비용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 동력 약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박사급 50명·석사급 149명 등 총 322명이었던 연구인력은 올 3분기 기준, 박사급 44명·석사급 130명 등 총 308명으로 감소했다. 연구인력 확보를 포함한 연구개발비투자 비중은 제약사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의약품 개발 성과가 회사 매출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올 3분기 누적 510억원의 영업손실이 나면서 올해도 적자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4857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4496억원으로, 올해 매출액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형 기술수출 계약 등 뚜렷한 매출 확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재무성과에 불리할 수 있는 효과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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