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명예회장, 지분 2.72% 매입… 조현범 회장 손 들어줘
장녀 조희경 이사장, "조 회장이 아픈 아버지 이용" 주장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아버지의 행보는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이사장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원씨의 편을 들면서 ‘타이어가문 집안 싸움’은 새 국면을 맞았다.
최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조 고문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획득에 나선 가운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큰 누나인 조 이사장이 조 회장을 비판하며 조 고문의 편에 섰다.
조 이사장은 입장문에서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 회장”이라며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동생 조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아버지(조 명예회장)의 행보는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조 회장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은 지난 5일 MBK파트너스가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2호’ 펀드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2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MBK파트너스는 이를 통해 지분율을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MBK파트너스의 지분에 조 고문의 지분 18.93%, 조희원씨의 지분 10.61%를 합산하면 총 49.89~56.86%가 된다. 조 회장의 지분(42.03%)을 넘는다.
하지만 “사모펀드에 회사를 내 줄수 없다”며 아버지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지난 7~14일 한국앤컴퍼니 주식 2.72%를 장내매수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를 시세조종이라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한편 공개매수 단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 혼란속에서 처음 공식 입장을 낸 조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공개매수에 참여할 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으나 MBK파트너스·조 고문 측 우호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이사장이 입장문을 내며 갑작스럽게 참전하게 된 까닭은 경영권이 조 회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묵은 감정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보유 중이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 전량을 조 회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넘겼다.
이에 조 이사장과 조 고문이 반발하며 성년 후견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아버지가 자발적 의사에 따라 경영권을 승계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 가사50단독(이광우 부장판사)에 의해 기각됐다.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종식될 듯 했던 ‘형제의 난’이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단가를 높이고 조 이사장까지 참전하면서 혼란양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 조현범 회장, 부친 지분 장내 매수로 45.61%…'형제의난'서 승기
- 한국타이어 조양래 명예회장… "사재털어 차남 경영권 방어"
- 형제의난 개미들은 즐겁다…한국앤컴퍼니 주가 급등 계속되나
- 형제의난 조현식 한국타이어 고문, "공개매수 목적은 지배구조 개편"
-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MBK, 지분 12.5% 매수 가능할까?
- 한국타이어 '쩐의 전쟁'에 조현준 효성 회장 참전… 조현범 백기사로
- 한국앤컴퍼니, 이웃사랑 성금 3천만원 전달
- 조현범, MBK파트너스에 공세 "당국에서 사전매매 더 조사해야"
- 경영권 지킨 조현범 회장… '3차 형제의 난' 불씨 남았다
- '형제의 난 후폭풍' 한국앤컴퍼니, "MBK 선행매매 의혹 조사" 요청
- [메타센서] 한타 조현범 경영권 굳히기… 한정후견 항고심도 기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