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행보 직격 "아니면 말고식 딜 지양했으면"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승기… MBK 측 겨냥 작심 비판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21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기 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MBK파트너스의 지분 공개 매수행보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21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기 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MBK파트너스의 지분 공개 매수행보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자신의 형제인 조현식·조희경·조희원 등 세 자매와 손잡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21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기 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파트너스에 대해 “큰일 하시는 분들이 '아니면 말고‘ 식의 딜에 참여해 시장 구성원들에 혼란을 미치는 일은 이제 좀 지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직격했다. 

이어 조 회장은 “남의 돈으로 예상치 못하게 성공한 회사가 무모하게 (경영권 공격을) 한 것이 아닌가. 사모펀드는 신뢰나 네트워크가 중요한 데, 지금 이 사태를 보는 (다른) 회장들이 어떻게 볼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 공개매수 전 주가가 몇 개원 간 40~50% 올랐다. 금융당국에서 사전매매를 더 조사해봐야 하지 않나 의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시세조종 혐의 특별심리에 착수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와 관련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조심스럽게 했기 때문에 별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형제간의 지분싸움 이른바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데 대해선 “아버님이 연로하시니까 형제끼리 대화를 통해 조금 오해도 풀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는 사실상 성공한 모양새다. 현재 조 회장은 우호 지분으로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의 4.41%, 효성첨단소재 0.17% 등 총 47.16%를 확보했다. 

이와 달리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확보한 지분은 30.35%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최소 20%를 더 모아야 한다.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이날까진 지켜봐야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경영권 분쟁이 조 회장 측 승리로 기울었다고 본다.

이에 조 고문과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차녀인 조희원씨 등 삼남매는 호소문을 내고 “경영엔 직접 나서거나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MBK파트너스를 지지하고 지원한다”고 일반 주주가 공개 매수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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