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고문측 지분 공개매수 대응, 조현범 회장에 힘실어
"혼란 더 지켜볼 수 없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 개입 의지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이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남 조현범 회장 사이 벌어진 경영권 다툼에 개입을 시사했다. 차남의 경영권 방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회사가 사모펀드에 넘어가는 걸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벌어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개입해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일부 임직원에게는 “회사와 투자자들의 혼란과 혼선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 인상할 시 직접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장남 조현식 고문이 아닌 차남 조현범 회장에 힘을 실은 셈이다.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최대 주주는 지분 42.03%를 보유한 조현범 회장이다. 뒤를 이어 조현식 고문이 18.93%,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씨가 10.61%를 각각 보유 중이다.
조 명예회장은 2020년 조현범 회장에게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23.59%)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2446억원에 넘기며 경영권을 물려줬다.
MBK는 이와 관련해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18.93%), 차녀 조희원 씨(10.61%)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5일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 방안을 공시했으며, 공개매수 예정주식수는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20.35~27.32%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이 직접 나설경우 상황은 조현범 회장에 유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조현범 고문 측은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주가는 급등해 2만20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장내 매수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 이에 조현범 고문 측의 공개매수는 실패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조 명예회장은 “개인 재산을 털어서라도 경영권 방어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업계에선 그가 본격 지분 매수에 나서 우호 지분 등을 더하면 경영권 방어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한국타이어 내부에서도 MBK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외국계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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