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없었지만 옆차로 번져 재산피해
충전 중이 아닌 주행 중인 환경에서 화재

소방이 불이 붙은 EV9을 진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방이 불이 붙은 EV9을 진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2023년형 기아 EV9이 구리휴게소에서 정차 중 불이 붙어 4시간 20분만에 진화됐다.

이 사고에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충전 중이 아닌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여 또 다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일어나는 것은 아닐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9일 고속도로 구리휴게소에 정차 중이던 기아 EV9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4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50분께 경기 구리시 제1순환고속도로 일산 방향 구리휴게소에서 정차 중이던 2023년식 기아 EV9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나자 전기차 운전자가 자력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약 30분간 휴게소 진입로가 통제됐다. 불은 전기차를 태우고 바로 옆에 주차된 모닝 차량으로 번져 89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전기차 전용 화재 진압 장비 등 차량 20대와 인력 53명을 동원해 불을 완전히 껐다. 이번 화재는 통상 전기차의 화재 발생 환경으로 지목됐던 ‘충전 중’이 아닌 ‘주행 중’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EV9 운전자는 “주행 중 타는 냄새가 나 휴게소 주차장에 주차 후 확인해 보니 차량 앞 보조석 바퀴 부분에서 불이 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가 기아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대표 전기차인 EV9에 발생함에 따라 파장이 퍼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올해 잇따라 발생한국내 전기차 화재 사고는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겹쳐 수요저하의 원인이 됐다. 지난 1~11월 국내 판매된 전기차는 13만58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EV9의 화재 원인이 조속히 밝혀져야 한다”며 “이번 사고는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닌 주행 중 발생해 여타 전기차 화재 사고와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대형 화재 사건 이후 각종 후속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정보 공개를 의무화 해 국내 모든 전기차 제조 업체들이 공개했다. 또 차량을 제작할 때 배터리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 시범 사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