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경영난에 통합…상호보완 ‘플러스합병’ 점쳐져
유럽·북미서 확장 중인 현대차·기아에 강력한 라이벌 생겨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일본의 대표적 완성차 브랜드인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추진하며 세계 3위의 거대 자동차 회사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각각 7, 8위였던 혼다(398만대)와 닛산(337만대)이 합쳐지면 3위 현대차그룹(730만대)을 뛰어넘는 새 브랜드(735만대)가 탄생하게 된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과 단기적으론 3위 경쟁, 장기적으로는 폭스바겐이 차지하고 있는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각한 경영난에 꺼내든 합병 카드
지난 18일 닛케이,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현재 합병 논의에 착수해 실무 협의 중이다. 닛케이는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경영통합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다”면서 “지주회사를 설립해 양사가 산하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산은 미쓰비시자동차 주식도 24%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 있어 향후 미쓰비시 또한 합병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와 닛산이 통합하게 된 배경은 경영난이다. 2020년 이후 이 두 회사는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비야디(BYD), 지리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을 보여주며 중국 내에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11월까지 혼다와 닛산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대비 각각 31%, 11% 감소했다.
영업이익 타격도 심각하다. 닛산의 4~9월 영업이익은 329억엔(약 30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90% 급감했다. 혼다의 지난 2분기 자동차부문 영업이익은 351억엔(약 3241억원)으로 전년보다 72% 줄었다.
부진이 심각해지자 혼다는 지난 7월 중국 내 내연기관차 생산을 30% 감축하기로 했고, 닛산은 전 세계 생산의 20%를 줄이고 약 1만명에 육박하는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까지 발표했다.
브랜드 경쟁력도 예전의 명성이 무색하다. ‘기술의 닛산’으로 불리던 닛산은 과거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0년 세계 첫 양산 전기차 ‘리프’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인기 차종인 하이브리드차 모델이 한 대도 없다.
혼다는 도요타 다음가는 세계 2위 하이브리드차 생산 업체지만 전기차 부문에서 특별한 모델이 보이지 않는 등 미래차 대비가 매우 취약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 혼다와 닛산은 기술력과 세계 시장 주목도에서 주류에서 밀려났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혼다와 닛산이 경쟁력을 함께 잃으면서 손을 잡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의 라이벌로 떠오를 가능성 커
업계 일각에서는 혼다·닛산 합병이 현대차그룹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양사는 올 들어 통합 행보를 걸어왔다. 닛산은 지난 3월부터 혼다와의 협업을 검토했고 8월엔 혼다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협업 등 포괄적인 업무 제휴를 맺었다
지난 8월 발표된 양해각서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차세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플랫폼 연구, 배터리 규격 공통화·상호 공급, 전동화 시스템 사양 통합 등을 추진한다.

가격대와 브랜드 포지션이 비슷한 현대차·기아와 혼다·닛산은 서로가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혼다와 닛산은 양사 간의 강점과 약점이 명확해 보완 측면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지난해 닛산은 유럽 시장에서 34만대의 판매량을 올렸지만 혼다는 8만대 판매에 그치는 등 지역적 선호도가 명확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혼다가 139만대를 팔며 닛산의 127만대를 앞질렀다. 양사의 경영이 통합되면 유럽과 미국 모두에 강점을 갖는 ‘플러스 합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하이브리드의 강자인 혼다와 전동화에 일가견이 있는 닛산의 결합에 연구 효율의 상승도 예상된다. 양사는 현대차-기아의 관계와 비슷하게 규격 공통화도 선언함으로서 생산성 증대도 노리고 있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닛산은 1999년부터 시작해 오랜 파트너십 관계였던 르노와 연합을 끊고 혼다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왔다”며 “혼다도 비슷한 위기에 처해있는 닛산과 협력하면 새 브랜드 후광효과와 함께 기술적으로도 상호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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