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영향 제한적
편의점·급식업계는 대체 상품·공급처 확보 비상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닭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닭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확산 여파로 국내 닭고기 수입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이를 수입해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던 업체들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브라질 리우그란지두술주 가금류 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함에 따라 브라질산 종란·식용란·초생추·가금육 및 관련 생산물에 대해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15일 선적분부터 국내 반입이 차단됐으며 그 이전 물량은 HPAI 검사를 거쳐 들여오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으로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닭고기 약 22만톤 중 81.8%인 18만톤이 브라질산이었다. 이는 전체 국내 소비량의 약 24%에 해당한다.

특히 순살치킨, 대형마트·편의점용 가성비 상품, 날개·다리 등 부분육에 주로 사용돼온 브라질산 닭고기의 가격은 국내산 대비 절반에서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번 수입 중단 조치로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순살치킨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지코바치킨은 브라질산 닭고기를 주로 사용해왔으며 노랑통닭도 일부 메뉴에서 브라질산을 사용 중이다.

반면 BBQ, bhc, 교촌치킨 등은 이번 조치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들은 브라질산 닭이 아닌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BBQ는 순살과 부분육 모두 국산 신선육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교촌치킨도 국내산과 태국산을 사용하고 있다.

급식업계에서는 닭고기 메뉴를 줄이고 두부, 달걀 등 대체 단백질 식단으로 조정에 나섰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업계는 당장 확보한 수입 냉동육 재고로는 버틸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치킨 판매 중단’이나 ‘대체 공급처 전환’도 검토될 전망이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종란 수입과 64주령 이상 노계의 종란 생산 제한 해제를 통해 국내 육계 생산량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태국 등 제3국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할당관세 적용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닭고기 자급률이 약 83%에 이르는 만큼 전반적인 공급 차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산 닭고기의 주요 수요처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 중심”이라며 “수입 중단 여파는 이들 시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브라질산 가금류 수입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 연구원은 “브라질의 내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살처분 조치된 닭은 육계”라며 “육계는 일반적으로 살처분 후 새로 출하되기까지 2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번 수입 금지 조치의 장기화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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