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이차전지·연어양식 등 비식품 사업영역 확장
'M&A 승부사' 김남정 회장 주도 글로벌 비중 높여

‘참치회사’로 불리던 동원그룹이 환골탈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간 축적한 식품 제조 노하우에 첨단 기술과 미래산업 DNA를 결합, 종합식품그룹을 넘어 ‘K-푸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혁신으로 무장한 ‘제2의 동원’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동원글로벌터미널(DGT) 전경. 사진=동원그룹
동원글로벌터미널(DGT) 전경. 사진=동원그룹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동원그룹이 항만물류와 이차전지 소재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기존 식품 기반 정체성을 넘어선 신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함께 추진 중이다.

◆물류부터 이차전지까지, 비식품 신사업 확장

동원그룹은 항만물류와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계열사 동원로엑스를 중심으로 부산·인천·평택 등 주요 항만에 냉동·냉장 특화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항만 운송·보관·하역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동원그룹이 낙점한 또 다른 신사업 축은 이차전지 소재다. 동원시스템즈는 동원참치에 사용되는 캔과 동원 양반김의 포장재를 생산하는 곳으로 연관 분야를 넓혀가면서 산업용 필름, 알루미늄 호일뿐 아니라 이차전지까지 제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캔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인장 강도가 국내 최고 수준인 초고강도 양극박도 주목받고 있다.

동원산업은 아시아 최초로 육상연어양식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에 연어 육상 양식장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으로 현재 국비 지원 여부가 달린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동원참치. 사진=동원그룹
동원참치. 사진=동원그룹

◆해외 식품사 매물 물색… M&A 본격 ‘시동’

동원그룹이 추진하는 신 성장축을 큰 틀에서 보면 그룹의 차세대 미래사업 방향과 맞닿아 있다. 동원그룹은 향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청사진 아래 동원F&B는 최근 글로벌 식품사 등 유망 인수 매물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자금력을 담당하는 동원산업이 뒷받침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2023년 말 기준 5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는 HMM 인수전에 뛰어들며 1조원 이상을 확보했던 2023년 초보다는 줄었으나 여전히 신규 투자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M&A 승부사로 통한다. 김 회장이 부회장으로 재임한 10년간 10여건의 M&A를 주도하며 수산·식품 중심이던 그룹 사업영역을 소재·물류·2차전지 등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 인수를 시작으로 2014년 테크팩솔루션(현 동원시스템즈),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식품·포장·물류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이후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HMM 등 대형 인수전에도 잇따라 참여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글로벌 식품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지난해 22%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식품사업과 이차전지 소재, 스마트 항만 등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 글로벌 사업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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