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동원F&B·동원홈푸드·스타키스트·스카사 등 통합
글로벌 통합R&D센터 출범… 대형 인수합병 추진

‘참치회사’로 불리던 동원그룹이 환골탈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간 축적한 식품 제조 노하우에 첨단 기술과 미래산업 DNA를 결합, 종합식품그룹을 넘어 ‘K-푸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혁신으로 무장한 ‘제2의 동원’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사진=동원산업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사진=동원산업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사업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식품 계열사를 통합 운영하는 ‘글로벌 식품 사업군’을 출범시킨다. 이를 통해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원F&B 자회사 편입, 글로벌 전략 위한 체질 개선

동원산업은 지난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동원F&B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을 의결했다. 동원산업이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동원F&B 주주에게 1:0.9150232의 비율로 교환하며 거래가 완료되면 동원F&B는 상장 폐지되고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양사는 오는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며 주식매수청구권은 7월1일 이후 확정된다. 동원그룹은 이번 결정이 글로벌 식품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이후 동원산업은 동원F&B, 동원홈푸드, 미국 스타키스트, 세네갈 스카사(S.C.A SA) 등 국내외 식품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묶는다. 그룹의 식품 R&D 조직도 ‘글로벌 R&D센터’로 통합해 시장 중심의 신제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0.3% 수준인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2030년까지 1%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동원F&B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던 대형 인수합병(M&A)도 지주사 주도로 확대 추진한다. 회사는 이를 통해 해외 생산기지 확대, 신규시장 개척, 현지 브랜드 인수 등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동원그룹 전경. 사진=동원산업
동원그룹 전경. 사진=동원산업

◆스타키스트·스카사 연계… 해외 매출 비중 40%로

동원그룹은 기존 계열사의 글로벌 유통망과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중남미 시장에 통합 제품을 선보이고 세네갈의 참치 가공 계열사 스카사·캅센과 협력해 중동·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그룹 전체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22% 수준으로, 동원은 이를 2030년까지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동원F&B는 펫푸드, 조미식품, 가정간편식(HMR)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북미 수출 확대를 통해 올해 1분기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동원산업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1248억원, 매출은 3.5% 증가한 2조3193억원이었다.

이번 재편의 배경에는 김남정 회장의 강력한 글로벌 드라이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성장은 커녕 현상유지도 어렵다”며 내수 중심 경영에서 벗어난 사업구조 개편과 해외 영토 확장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방식)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중복 상장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져 한국 증시 저평가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제2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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