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산 수출공장 설립 2030년 매출·해외 비중 '더블점프'
'신라면 툼바' 끌고 '스낵'이 밀고…현지 생산·유통 최적화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국내 라면시장을 넘어 ‘글로벌 농심’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농심이 본격적인 해외 사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비전 2030’을 앞세워 생산기반 확대와 해외 매출 증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수 성장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이 대표의 중장기 전략이 해외 시장에서 차례로 결실을 맺고 있다.
◆생산라인에서 사장실까지 오른 정통 '농심맨'
이 대표는 농심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생산맨’이다. 1985년 농심에 입사한 그는 안양·구미 등 핵심 생산기지에서 30년 넘게 현장 경험을 쌓았고 2017년에는 전 공장의 생산을 총괄하는 생산부문장 전무에 올랐다. 2021년 말부터는 공동대표 체제를 거쳐 2023년 단독 대표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생산 효율화와 자동화 시스템 도입은 물론 미국 제2공장 가동과 내년 완공 예정인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 등 핵심 프로젝트들도 이 대표 체제에서 본격화됐다. 특히 녹산 수출공장은 연간 라면 5억개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로 농심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핵심 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사내 타운홀 미팅과 주주총회를 통해 글로벌 경영 비전과 기업문화 혁신 방향을 직접 공유하며 내부 결속력도 다지는 중이다. 그는 “혁신적 기업문화로 글로벌 농심의 새 역사를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비전2030’ 제시 글로벌 시장서 가속 페달
이 대표가 제시한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연결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매출 3조4387억원과 영업이익률 4.7%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 농심은 미국, 중국, 브라질, 인도 등 7개 국가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현지 생산과 디지털 마케팅, 유통채널 최적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해외 수출 비중도 공격적으로 끌어올린다. 지난해 37%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2030년까지 61%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녹산 수출공장과 기존 부산·구미공장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농심은 연간 12억개 이상의 수출용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전략 제품인 ‘신라면 툼바’는 이 대표 체제의 대표 성과 중 하나다. 지난해 일본 세븐일레븐 입점 후 초도물량 100만개가 2주 만에 완판되며 가능성을 입증했고 미국·호주 등지에서도 유통망을 늘리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라면 외에 스낵을 ‘제2의 코어사업’으로 육성하고 유력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현지 생산 기반 확대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특히 농심 스낵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제니 효과'까지 더해져 날개를 달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지난 3월 한 미국 토크쇼에 출연해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간식으로 농심 ‘바나나킥’을 소개한 후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후 바나나킥 미국 수출 물량이 크게 늘었다. 농심은 3월 네덜란드에 설립한 현지 법인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유럽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외시장에서의 기회를 적극 발굴, 확대해 나가겠다”며 “현지 소비자 맞춤형 신제품 개발, 브랜드 전략 강화, 판매 채널 다변화, 글로벌 마케팅 체계를 정비해 해외사업 성장에 속도를 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