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현상 심화에 초저가 상품 수요 급증
가격 경쟁력 높은 PB상품 출시로 매출 증대 효과
식품부터 뷰티·패션까지 선봬...해외 시장도 공략

CU가 내놓은 PB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CU가 내놓은 PB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자사만의 강점을 살린 초저가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칩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춘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칩플레이션이란 저렴하다는 의미의 ‘칩’(cheap)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저가 상품의 가격 상승률이 고가 상품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이에 편의점들이 고가 상품보다 저가 상품을 적극 활용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이달 1~22일 판매된 라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에서도 CU의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득템라면’은 37.5%의 증가율을 보였다.

득템라면은 봉지당 가격이 1000원 안팎인 기존 상품들보다 50%가량 저렴해 판매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득템 닭가슴살 매출은 77.6%, 득템 계란 15구 매출도 31.5%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990원 초코우유와 딸기우유의 누적판매량은 450만개에 달한다.

황지선 BGF리테일 가공식품팀장은 "소비자 체감 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편의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CU는 앞으로도 다양한 알뜰 상품을 더욱 강화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초저가 PB브랜드 ‘상상의끝’ 시리즈를 출시했다. 지난 19일 첫 아이스크림 아이템인 ‘인절미콘’을 2400원에 선보였다. 지난 5일부터는 여름철 대표 음료인 ‘980아메리카노’를 내놓고 고객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마트24는 ‘상상의끝’ 시리즈 ‘1900김밥’과 ‘900삼각김밥’이 카테고리 내에서 판매량 1등을 차지하는 등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자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 초부터 새롭게 선보인 ‘상상의끝’ 시리즈가 각 상품군 내에서 상위권의 실적을 유지하는 등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이 확인됐다”며 “고객 니즈를 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올해 자체 PB인 ‘리얼프라이스’를 100여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관련 매출액도 지난해 500억원에서 올해 목표치를 1000억원으로 두 배 높게 설정했다.

리얼프라이스는 기존 브랜드 상품보다 가격을 20~30% 낮춘 제품이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PB 매출 비중은 전체의 29.1%를 차지하며 2년전보다 2%포인트 가량 뛰었다. GS25는 물가 부담이 커질수록 해당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혜자백미밥'을 본격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선데 이어 최근에는 태국과 중국에서 열린 해외 식품무역박람회에도 참가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지 유통사와 로컬 채널 입점을 협의하고 PB상품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가장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업계 최저가 콘셉트의 PB 상품을 집중 전개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으로 수출입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븐일레븐은 업계에서 이색적으로 ‘패션PB’ 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패션·뷰티 카테고리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담팀(세븐콜렉트)를 신설하고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해 9월 ‘동대문던던점’을 패션·뷰티 특화점포로 꾸미고 스트릿웨어 브랜드 ‘뭉’, 양말 전문 브랜드 ‘삭스탑’과 손잡고 티셔츠와 패션양말 등을 판매했고 올 4월에는 패션PB상품인 ‘세븐셀렉트 수피마 티셔츠’ 2종과 '세븐셀렉트 컬러팝 삭스' 8종을 출시했다.

박세현 세븐일레븐 세븐콜렉트팀장은 “패션PB상품 출시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이를 발전시켜 넓은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 확보의 첫 단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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