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식품·외식 기업의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진 가운데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62개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 올라 2023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작년 같은 달 대비 3.1% 오르면서 3%대를 유지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이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지난달 가격이 상승한 62개 가공식품 품목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오징어채(48.7%)였으며, 양념소스(21.3%), 차(20.7%), 초콜릿(20.4%)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이어 김치는 14.2%, 커피는 12.4%, 맛김은 12.0%, 시리얼은 11.6% 올랐다.

라면 가격도 작년 동기보다 6.9% 상승했으며, 빵과 소시지는 각각 6.4% 올랐다.

이는 식품 및 외식 기업들이 지난 정부 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하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새 정부 들어서기 전까지 정국 혼란기에 줄줄이 제품 가격을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커피, 시리얼, 라면 등 가공식품 오름세에 대해 "최근 출고가가 인상된 품목이 순차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커피믹스 시장의 약 90%를 차지한 동서식품은 대선 나흘 전 맥심 모카골드 가격을 올렸다. 6개월 사이 두 차례의 가격 인상으로 맥심 커피믹스 가격은 약 20% 뛰었다. 

라면 업체 중에서는 농심에 이어 오뚜기, 팔도 등 주요 업체들이 지난 3월부터 100~2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초콜릿은 1위 롯데웰푸드가 8개월 사이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해 일부 제품 가격이 42% 인상됐다.

동원F&B는 이달부터 편의점 판매 덴마크 우유(가공유)를 5% 인상했다. 이디야커피는 오는 3일부터 아이스티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을 300원 올리고 베이커리 33종을 300원 인상하기로 했다. 노랑통닭은 지난달 23일 치킨 가격을 2000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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