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제1야당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10%대까지 추락했다.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 모두에서 국민의힘은 19%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과는 24%포인트 차이가 벌어졌다. 더 이상 야당 프리미엄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국민의힘은 매번 “변화하겠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정작 변화를 가로막는 내부의 벽은 허물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12·3 비상계엄’ 사태다. 자당 1호 당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기소되고 파면되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끝까지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고유 권한”이라는 궤변을 펴며 탄핵을 막았고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기간 내내 반대 당론을 고수했다. 결국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전원일치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달라지지 않았다. 조기 대선에서도 후보 경쟁은 결국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끼리’의 대결이었다. 당내 절차로 선출한 후보를 새벽에 ‘날치기’로 바꿔치기하려는 시도까지 서슴지 않았다.
당의 민주주의는 스스로 무너뜨리고 변화를 외치는 구호만 반복했다. 혁신위원회가 나서 ‘친윤 청산’이라는 혁신안을 내도 매번 반발에 가로막혀 혁신과 청산은 평행선을그리고 있다.
겉으로는 쇄신을 외치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친윤 세력의 기득권 유지와 권력 투쟁에 갇힌 모습이다. 그 사이 국회에선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과 대선 승리로 거대 여당이 된 지금 국민의힘은 내부분열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며 ‘야당다운 감시자’ 역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제1야당이 10%대 지지율로 주저앉았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이 보낸 경고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 지경이 된 이유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진정성 있는 혁신과 기득권 청산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재기의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을 수 있다. 차라리 발전적 해체가 보수의 재기를 위한 길 일수 도 있겠다.
국민의힘은 ‘변화하겠다’는 말을 그만두고 진정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0%대 지지율은 바닥이 아니라 더 깊은 추락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