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연결 기준 순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예대마진 확대와 가계대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주주환원 확대가 금융지주들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10조9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조3456억원)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은 3조3286억원으로 가장 높은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이며, 신한금융(2조9800억원)과 하나금융(2조2524억원)도 전년 대비 각각 8.5%, 8.0%의 실적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일부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1조5319억원으로 14.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증가의 핵심 배경은 예대마진의 확대다.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빠르게 낮추는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 예대금리차를 확대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 0.15~0.53%포인트에서 올해 5월 1.26~1.4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기준금리가 하락세에 있음에도 대출 수요가 유지되며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한편 4대 금융지주는 이 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율은 2022년 30%대에서 지난해 40%대까지 상승했으며, 올해는 50% 돌파가 유력하다. 특히 NH투자증권은 “KB금융이 CET1(보통주자본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을 환원할 경우 총주주환원율이 54%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의 환원율도 각각 46%, 45.5%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고,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NIM이 평균 3~4bp(1bp=0.0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며 “상생금융, 연체율 증가 등 은행권을 둘러싼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4대 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청에 따라 배드뱅크 재원 4000억원을 분담하는 한편,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이자 장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