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여전하지만 주식소각 급증...KT&G 환원율 1위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주주환원총액이 2년 만에 35%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여전히 배당을 중심으로 환원에 나서고 있지만 주식 소각 규모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환원 수단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의 주주환원 총액은 45조57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33조7240억원) 대비 11조8544억원(35.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해당 기업들의 시총은 1405조원에서 1664조원으로 증가하면서 시총 대비 주주환원 비율도 2.4%에서 2.7%로 소폭 상승했다.
전체 주주환원총액 중 배당금은 31조8891억원에서 37조1201억원으로 17.0% 증가했지만, 전체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94.6%에서 81.9%로 감소했다. 이는 주식 소각 규모의 급증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식 소각 총액은 2022년 1조8349억원에서 2024년 8조2583억원으로 무려 350.1% 증가해 배당 비중을 대체하고 있다.
시총 대비 주주환원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KT&G(10.0%)로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KT&G의 지난해 시총은 13조4263억원, 주주환원액은 1조3413억원으로 이 중 절반 이상(56.1%)이 주식 소각이었다.
이어 ▲키움증권(9.1%) ▲우리금융지주(9.0%) ▲삼성증권·SK텔레콤(각 8.0%) ▲NH투자증권(7.9%) ▲하나금융지주(7.8%) ▲기업은행(7.4%) ▲기아(7.3%) ▲삼성물산(7.3%) 순이다.
상위 10곳 중 6곳이 금융업권일 만큼 금융사들의 환원 성향이 두드러졌다. 금액 기준 최대 주주환원 기업은 삼성전자(9조8108억원)가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배당이나 주식소각 등 어떤 형태의 주주환원도 하지 않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오션, 알테오젠, 삼성중공업, 카카오페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SK바이오팜, HLB, 레인보우로보틱스, 휴젤, LG디스플레이, 펩트론, 리가켐바이오, SKC 등 17곳에 달했다.
주당 주주환원 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HD현대일렉트릭이며, 500원에서 5350원으로 970.9% 급증했다.
이어 셀트리온(415원→3418원, 723.6%), 카카오뱅크(80원→360원, 350.0%), 삼성물산(2300원→9155원, 298.0%), NAVER(914원→3371원, 268.8%), 한미반도체(405원→1484원, 266.4%), 메리츠금융지주(1343원→4900원, 264.9%),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00원→3500원, 250.0%), 키움증권(3227원→1만160원, 214.8%), LS 일렉트릭(1100원→2900원, 163.6%) 등이 뒤를 이었다.
환원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에쓰오일(S-Oil)이었고 5501원에서 126원으로 97.9% 급감했다. 사측은 2023년 수익성 저하와 주요 사업 투자를 이유로 환원 규모를 줄이며, 배당성향 가이드라인을 기존 30%에서 ‘20%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