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코스피 상승분 13% 견인
한화에어로·한화오션 주가 200% 이상 급등
美 조선소 인수, 한미 협상서 시너지 창출

서울 종로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전경. 사진=한화
서울 종로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전경. 사진=한화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올해 들어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기업가치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한화그룹으로 나타났다. 방산·조선 계열사의 고성장과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며 증시 지형까지 흔들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13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3조5000억원에서 이달 1일 120조7000억원으로 7개월 만에 77조2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를 제외한 10대 그룹이 평균 30.3% 늘어난 것보다 5배 이상 높은 성장세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도 30.6% 상승했다. 

시가총액 증가율 기준으로도 한화는 10대 그룹 중 1위를 차지하며 전체 규모 면에서 5위로 올라섰다. 뒤를 이어 HD현대(51.7%), SK(35.7%)가 뒤따랐다. 한화그룹 상장사들은 지난해 말 코스피 전체 시총의 2.3%를 차지했지만 올해 코스피 상승분(600조2000억원)의 12.9%를 견인했다.

가치 상승의 핵심 동력은 방산과 조선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3사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97조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주가가 지난해 말 32만6000원에서 지난달 말 99만6000원으로 245.1% 뛰었다. 상반기 매출 11조8577억원, 영업이익 1조425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지난달 21일 4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마무리했다.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주가는 같은 기간 3만7350원에서 11만2300원으로 200.1% 상승했다. 조기 경영정상화 성과와 더불어 한미 관세 협상에서 수혜 기대감이 작용했다. 특히 지난 1일 11만7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총 35조9729억원으로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13위에 올랐다. 인수 당시(2023년 6월) 3조원에 불과했던 기업가치가 2년 2개월 만에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현지 설비 투자,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한미 간 관세 협상에서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한화자산운용의 ‘PLUS 한화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최근 1800억원을 돌파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151.57%로, 국내 대기업 그룹주 ETF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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