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세협상 일등공신 ‘조선’… 현지 건조·MRO 등 '투자 확대'
글로벌 방산기업 톱10 목표… 11조원 대규모 투자로 '성장 가속'
우주산업·AI 무기체계로 사업 확장, '차세대 방산 리더' 자리매김
2분기 역대 최대실적 견인, 해외수출·전략적 인수합병 통한 성장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한미 관세 협상의 극적 타결에는 정부와 함께 재계의 총력 지원이 한 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미 무역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에서 한미 조선협력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무역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한미 동맹 '마스가 프로젝트'로 조선업 호황 선도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중심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앞서 지난달 28일 가장 먼저 워싱턴에 도착한 김동관 부회장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세부 투자 내용 등에 대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논의했다.
또한 미 정부와 조선업 관계자들을 만나 미 조선업 부활을 위한 상선·특수선 건조 및 기술 이전 계획을 설명하는 등 한미 조선업 협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MAGA'(Make American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조선업(Shipbuilding)을 더해 탄생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의 조선업 부흥에 맞손을 들겠다는 내용이 골자로, 미국 투자 규모만 1500억달러(약 210조원)에 달한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사실상 우리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미국 조선업 부흥을 도우며 새로운 기회와 성장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한화필리십야드)를 인수하며 일찌감치 미국 현지에 터를 닦았다. 최근에는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조선소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수주해 한국 내 조선소에서 공동 건조하기로 했다.
이미 물꼬를 뜬 한미 조선 협력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계기로 더욱 탄력받을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국내에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따낸 데 이어, 미국 내 MRO 사업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분기 실적의 전략 '설계자'
김 부회장은 올해 한화그룹 방산·우주 포트폴리오의 정점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이끄는 최고 전략책임자로 활약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방산 부문 실적이 2분기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지상무기와 다연장로켓 ‘천무’의 해외 공급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그룹 내 방산 계열사의 수출과 투자, 중장기 전략을 진두지휘해온 김 부회장이 실질적인 ‘성과 리더십’을 증명한 셈이다.
여기에 한화오션 인수를 통한 LNG선 중심의 선박 수익 확대, 중동·유럽 중심의 방산 수주 전략이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경쟁력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644억원, 매출 6조273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상방산 부문 영업이익은 55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천무’ 공급이 본격화된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조834억원에 달했다. 김 부회장이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 방산 수요국을 공략하며 꾸준히 글로벌 판로를 개척해온 결과다.
김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2028년까지 방산 부문에만 총 1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생산 거점 확대와 미래기술 연구개발(R&D) 강화, 항공·지상 방산 인프라 확충까지 포함된 이 대규모 투자 구상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030년 글로벌 톱10"… 전략가의 야심
김 부회장은 지난 5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진입”이라는 비전을 밝히며 그룹의 방산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주요 계열사를 정비하며 방산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R&D부터 생산, 수출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밸류체인을 구축함으로써 해외 프로젝트 대응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그는 올해 실적 목표로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2분기 실적은 그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업계 안팎에선 김 부회장의 투자 전략과 해외 파트너십 구축이 가시화돼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규모의 방산 기업으로의 도약도 현실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방산 이외에도 위성·항공우주, 스마트 국방 체계 등 차세대 분야로의 확장 또한 그 비전을 뒷받침한다.

◆승계 구도 실질적 '1인자'
올해 김 부회장은 부친인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한화 지분 4.86%를 증여받으면서 지배구조상 실질적인 그룹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한화 보유 지분과 한화에너지를 통한 간접 영향력까지 합치면 총 20.85%의 의결권을 확보한 셈이다. 한화그룹의 중심축이 김 부회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K-방산 수출 전략, 인공지능(AI) 기반 기술투자 등 그룹 핵심 과제를 김 부회장이 주도하는 점에서 한화의 미래를 이끌 실질 리더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다만 지분 일부는 여전히 김승연 회장이 보유 중이고 동생인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의 행보도 주목받아 앞으로의 승계 구도가 완전히 고착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비판과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자본확충과 투자 재원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방산 드라이브 넘어 미래 먹거리 우주산업까지
실적과 조직 장악력을 통해 리더십을 확고히 한 김 부회장의 다음 행보는 우주항공 산업과 AI 기반 첨단 무기체계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가 직접 전략을 주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우주 기술력의 상용화 가능성을 시험한다.
더불어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저궤도 위성 통신, 위성탑재체, 위성영상 분석 기술 개발도 병행돼 우주방산 융합 모델을 정조준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민간 우주산업 육성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한화그룹을 ‘우주 생태계의 플랫폼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우주와 방산, 통신, AI, 에너지 등 그룹의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한 통합형 전략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인공지능 기반의 무기체계, 지능형 감시정찰 시스템, 전자전 역량 등 미래 전장환경에 필요한 기술들이 김 부회장이 주도하는 차세대 R&D 투자의 핵심이다.
김 부회장은 우주 안보시장과 글로벌 방산 수출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다. 동맹국 중심의 방산협력 모델에 결합해 K-방산의 외연 확장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은 수치로 증명되는 실적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설계하는 전략가로서 확실히 성장했다”며 “방산, 에너지, 우주 등 한화의 신성장축이 그의 손을 거치며 빠르게 눈앞에 성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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