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 개조선, 美 연안항로 진입 허용
HD현대·한화오션, 美 해운망 파트너 부상
LNG 전환·군수지원함 수요 흡수 기대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미국 연방 하원이 100년 넘게 유지된 자국 해운·조선 보호법인 ‘존스법(Jones Act)’의 예외 적용 조항을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국 조선업계가 실질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동맹국 조선소 '관세 면제'
6일 미 의회 기록에 따르면 하와이주 하원의원인 에드 케이스 의원은 “존스법의 빈틈이 중국 조선소에 전략 자산을 맡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해운사들이 자국 내 보조금은 받으면서도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엔진 개조 등 주요 선박 개조 작업을 중국 난퉁의 COSCO 조선소에 맡긴 사례들이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케이스 의원은 “이들 선박은 미 본토-하와이 간 생필품 운송은 물론, 전시엔 군수 수송에도 쓰일 전략 자산”이라며 “중국 조선소에서의 대규모 개조는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안보적 우려에 ‘동맹국 조선소 예외 조항’을 존스법에 삽입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의 핵심은 ▲동맹국 조선소에서 진행된 선박 개조 시 기존 50% 수입관세 면제 ▲동맹국 조선소 건조 선박의 조건부 미국 연안 운송(코스트와이즈 무역) 허용 ▲동맹국 해운사의 미국 해운시장 진입 허가(안보 검증 조건 부과) 등이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동맹국 조선소’에 한해 선박 개조 시 부과되던 50% 수입 관세를 면제하는 데 있다. 기존 존스법 체계에서는 미국 국적 선박이 해외 조선소에서 대규모 개조를 받을 경우 전체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관세가 부과돼 사실상 외국 조선소 이용이 제한됐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동맹국 조선소에는 해당 세율이 적용되지 않아 실질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한국 조선소의 참여 여건도 실질적으로 확대된다. 즉, 한국 조선소에서 개조·건조된 선박이 미국 연안 항로를 실제로 운항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처음으로 마련되는 셈이다.

◆美 수주·개조 시장서 '전초기지' 이미 확보
이번 법안은 한국 조선소가 미국 전략 해운망 구축의 실질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이미 미국 조선·해운 시장에서 뚜렷한 이력을 쌓아온 대표 주자들이다.
HD현대 계열 조선소는 MR 탱커, PC선박 등 상업용 중형 선박을 중심으로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미국계 선주사와도 중형 유조선 수주 실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과거 상륙함(LPD), 고속정, 군수지원함 등 특수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방산 당국과의 협력 여지를 꾸준히 타진해 왔다. 특히 납기·품질 신뢰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군수지원함(AOE) 등 고난도 군함을 다수 건조한 실적을 보유했다. 최근에는 LNG 추진 기반의 친환경 플랫폼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상선 부문에서도 LNG·암모니아 이중연료 선박 등 탈탄소 선박 기술을 축적해 왔다.
양사는 모두 LNG 기반 개조·신조 역량과 군수·상선 분야의 고난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동맹국 조선소에 개방할 수 있는 전략 선박 수요에 대응할 잠재 파트너로 꼽힌다.
이번 법안은 HD현대,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미국발 고부가 개조 수요와 신조 수주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해석된다. LNG 추진 엔진 개조, 친환경 개조, 군수지원 선박 등 고난도 공정에서 한국의 기술력이 이미 인정받는 만큼 중국 의존을 벗어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전략과 부합할 경우 연쇄 수주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미국의 전략 공급망에 한국 조선업을 끌어들이는 초대장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HD현대,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사들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법안은 현재 하원에서 발의된 상태로 앞으로 상원 심사 및 본회의 표결 등 절차가 남아 있다. 다만 중국과의 전략 경쟁, 인플레이션 해소, 동맹국과의 협력 확대라는 미 의회의 초당적 흐름을 감안하면 연내 통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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