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특수선 중심 고부가 수주, 수익성 구조 안착
'마스가' 프로젝트 성과 가시화, 북미시장 공략 가속
매출 140%·시가총액 10배 성장, M&A 성과 본격화
한화그룹은 방산과 우주, 조선·해양, 친환경 경영까지 미래 산업 전반을 아우르며 대표적인 선도 기업으로 도약했다. 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성장, 첨단 기술 확보와 민관 협력 강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통한 지속가능경영은 모두 한화의 체질 전환을 보여준다. 한화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고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장해가는 과정과 기술 혁신, 책임 경영으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는 행보를 담았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국내 조선·방산업계 판도를 바꾼 대규모 인수합병(M&A)이 한화오션을 글로벌 강자로 재탄생시켰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시장 확대 전략이 국내외 산업 지형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한화는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최근 10년간 국내 대기업 M&A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조선·해양·방산 산업의 강자로 올라섰다. 리더스인덱스 평가에 따르면 매출은 4조4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140%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2조3600억원에서 25조8600억원으로 10배 이상 확대됐다.
재무구조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질적 성장까지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수 당시 18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00%대까지 대폭 낮아졌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7.0%에서 9.7%로 크게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체계적 구조조정과 유상증자,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수주 전략이 핵심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구조조정과 수익성 중심 수주 기조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 확충에 집중했다. 부채 비율이 크게 줄고 재무 건전성이 확보되자, 회사는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특수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 주력해 안정적 이익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2022년 하청노조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재정비와 생산 체계 혁신을 단행했다. 대형 골리앗 크레인과 300t급 크레인 도입, 실내 탑재 공장 신축 등 첨단 생산 설비 투자도 이어가며 조립과 탑재 시간을 단축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한화오션은 북미와 캐나다를 전략적 성장 거점으로 삼고 글로벌시장에 공략에 나섰다. 캐나다 해군 초계 잠수함 사업에 대비해 현지 업체와 해상 보급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이사회서 캐나다 지사 설립까지 의결했다. 초계 잠수함 8~12척 규모, 최대 60조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미국시장에서도 LNG운반선 3080억원 규모 수주와 추가 옵션 확보에 성공하며 현지 생산 능력을 강화한다. 미국산 LNG 수출에 사용되는 선박을 미국 내 조선소에서 의무 건조하도록 하는 정책에 대응하는 전략적 행보다. 한화오션은 한국과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둔 유일한 글로벌 조선사로서 현지화와 기술 이전을 병행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마스가 프로젝트의 '첫 결실'
정부 차원에서도 한화오션의 북미 전략과 직결된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거제 조선소를 찾아 초대형 LNG운반선 2척 명명식에 참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선박은 미국 LNG 기업 발주 물량으로, 미국산 LNG의 글로벌 수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운항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새로운 시장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미국 해군성 장관 존 펠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지난달 말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과 현장을 둘러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교두보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인력 양성, 공급망 재구축, MRO(유지·보수·정비) 등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 인수 후 설비 투자,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 등 전방위적 개편에 나섰다. 한국식 생산관리 기법과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현재 연간 1~1.5척인 건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수선·해양플랜트 중심 수익 구조 강화
2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2941억원, 영업이익 37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특수선 부문의 경우 잠수함, 수상함,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상선사업부는 LNG운반선 매출 비중 확대에 따라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수선사업부는 장보고-Ⅲ Batch-Ⅱ 선도함 건조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잠수함·수상함 및 미 해군 대상 MRO 사업의 안정적인 생산이 지속되며 견고한 이익률을 유지했다.
해양플랜트 부문 역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고수익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상선 부문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이익이 소폭 줄었으나 LNG선 등 고선가 선박 수주 확대 효과로 전반적인 구조 개선이 뚜렷하다.
올해 한화오션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6조4372억원, 영업이익 6303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협력 확대와 기술 경쟁력 강화
한화오션은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하며 해외 경쟁력 확장에 나섰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시장에 현지법인과 생산 설비를 확대하고 첨단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블록 대형화 공정을 도입해 조립과 탑재 시간을 단축하고 고부가가치 선종 생산 체계를 강화하는 등 기술 혁신을 이어간다.
또한 해상 보급 시스템 등 방산 관련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수익성 다변화에도 주력한다. 국내 최초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연속 수주하는 성과는 기술력과 신뢰도의 높은 수준을 입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 사업 구조 개편과 북미 시장 진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3분기 이후 대형 수주 실적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맞춰 LNG 이중연료 선박 등 친환경 선박 건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한화오션의 체질 개선과 기술 혁신,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 친환경·방산·특수선 분야의 복합 경쟁력은 국내외 조선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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