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전년비 3.5배 성장...LNG 운반선 실적 견인
한화·삼성·HD, FLNG·해양플랜트로 수익원 다변화
친환경 연료 전환·알래스카 프로젝트가 향후 변수

HD한국조선해양의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사진=HD현대
HD한국조선해양의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사진=HD현대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조7710억원으로 집계돼 3조원을 눈앞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가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업계는 이번 호황을 결승선이 아니라 ‘글로벌 점프’의 출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7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3년치의 남은 일감을 확보해 하반기에도 실적은 순탄할 전망이다.

올 2분기 실적도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영업이익 9536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3717억원, 2048억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HD현대중공업의 2분기 매출에서 LNG 운반선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60%, 50% 이상을 차지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흐름이 2027년까지 지속되며 조선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는 현재 ‘슈퍼사이클’을 누리고 있지만 업계의 시선은 2028년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LNG 운반선 중심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빅3 조선사는 각각의 강점을 살린 수주와 생산 집중에 나섰다.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에서 LNG 운반선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가 실적을 이끌었으며 안정적인 생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지난 2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은 북미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와 LNG 운반선 수주에 속도를 내며 ‘투트랙 전략’을 통해 방산과 친환경 선박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FLNG와 부유식 해상 저장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수주를 확대하며 실적이 개선됐고 LNG 운반선 매출 비중도 약 50%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조선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래스카에서 생산된 LNG를 아시아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최소 50~60척의 초대형 LNG 운반선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를 고려할 때 현지 생산 설비를 갖춘 조선사가 우선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 에너지 전환 흐름도 조선업계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은 2030년 이후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 비중을 의무화할 가능성이 크고,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FLNG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LNG 슈퍼사이클은 ‘탄소중립 과도기’의 산물”이라며 “누가 차세대 친환경 연료의 표준을 선점하느냐가 2030년 이후 조선업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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