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 '루프원' 품목허가 획득⋯LG화학과 판권 계약
동아에스티, 입센과 '디페렐린' 공동판매⋯병의원 전담
LG화학 vs 동아에스티 경쟁⋯연계 질환 시너지 기대

'루프원' 패키지.(사진=펩트론)
'루프원' 패키지.(사진=펩트론)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펩트론이 ‘루프원’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18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성조숙증 치료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계 질환인 성장호르몬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동아에스티와 LG화학도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펩트론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개월 지속형 성조숙증 치료제인 루프원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기지속형 치료제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를 활용한 최초의 의약품이자 펩트론이 자체생산하는 첫 번째 제품이다.

펩트론은 지난 2023년 LG화학과 루프원의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이번에 루프원이 품목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펩트론과 LG화학은 각각 제조와 국내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펩트론은 LG화학이 성장호르몬 시장 1위 제품인 ‘유트로핀’을 보유한 만큼 연계 질환인 성조숙증에서도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성조숙증은 어린 나이에 정상보다 빠르게 2차 성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시작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된다. 이 경우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아이의 최종 예상키가 10㎝ 이상 작아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국내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은 18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5년 사이 1100억원 대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분석했다. 대웅제약의 ‘루피어’와 다케다제약의 ‘루프린’이 각각 연간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입센의 ‘디페렐린’이 25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월 동아에스티도 입센코리아와 디페렐린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에 진입했다. 이달 1일부터 종합병원 대상 영업은 양사가 공동으로 수행하고, 병의원 대상 영업은 동아에스티가 전담 중이다. 8일에는 킥오프 미팅을 개최해 디페렐린의 국내 시장 확대와 양사 간의 성공적 협력을 다짐했다.

이에 따라 성장호르몬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LG화학과 동아에스티의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의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은 지난해 11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화학의 유트로핀도 지난해 1500억원 내외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올바른 성장에 관한 부모들의 생각과 관점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이 시장 성장을 자연스럽게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조숙증은 조기 발견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고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심리적 안정을 지켜주기 위해 꾸준히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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