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반영 시 실질 지출 1.0% 감소
환율·출고가 인상에 소비자 지갑 닫혀
외식비도 둔화…고물가 압박 장기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가구가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에 지출하는 금액이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가공식품 출고가도 인상되면서 먹거리 고물가가 장기간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식료품·비주류 음료 명목 소비지출은 월평균 42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34만1000원으로 1.0% 감소했다. 소비자가 지출한 금액은 늘었지만 실제 구매량은 줄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이로 인해 올 2분기 실질 지출액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과거와 비교하면 2016년 2분기 이후 9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작년 말 환율 급등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식품업계가 출고가를 잇따라 인상하자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는 전체 소비지출의 약 14%를 차지하는 주요 항목으로, 소비자들이 양을 줄이거나 더 저렴한 대체품으로 구매 행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식료품 소비가 줄면 보통 외식비 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 2분기 외식비 실질 지출은 월평균 35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1분기 감소(-0.4%) 이후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 2분기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25.33으로 전체 물가지수(116.32)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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