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술 시대 연 스타들
주류업계선 시선 엇갈려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유명 스타들이 잇따라 주류사업에 뛰어들며 ‘연예인 주류’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이름만 빌려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기획부터 브랜딩, 기부까지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류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브랜드 다변화와 팬덤 기반 확산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일시적인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기 위한 지속 가능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한다.
먼저 지드래곤(G-DRAGON)은 올해만 하이볼 3종을 연달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블랙’, ‘레드’, ‘아트워크’ 시리즈로 구성된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은 출시 한 달 만에 500만캔이 판매됐고 초도 물량 88만캔이 3일 만에 완판되는 등 강력한 팬덤 파워를 입증했다.
최근 론칭 파티 현장에서 지드래곤은 청소년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8억8000만원을 기부하며 ‘지속 가능한 음주 문화’에 대한 메시지도 던졌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은 병역 의무를 마치고 소주 브랜드 ‘아이긴’을 내놨다. 성시경의 ‘경탁주’, 신동엽의 ‘블랙서클 하이볼’, 소유의 ‘쏘하이볼’, 김보성의 ‘의리남 소주’ 등도 출시 초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배우 김희선은 세계적인 와인메이커 조 웨그너와 손잡고 ‘벨레 그로스 발라드’ 와인을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단순한 모델을 넘어 제품 콘셉트, 레시피, 패키지 기획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연예인 주류 열풍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팬덤을 기반으로 한 초기 수요 확보나 바이럴 마케팅 측면에서는 분명 강점이 있으나 실제 유통과 수익구조 면에서는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예인·양조장·기획사·유통업체 간의 수익 분배 구조가 불명확하고 상당수 제품이 소규모 양조장에서 즉석음용음료(RTD)로 한정판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 주자인 박재범의 ‘원소주’는 2022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52.6%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95% 급감하며 반짝 흥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성시경의 ‘경탁주’는 2년 연속 전통주 대상 수상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프리미엄 전통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연예인 주류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와 제품 완성도를 갖춘 지속 가능한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