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브라질 국적의 선주사 소속 시험설비 감독관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오션은 사고 직후 일시적으로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1시30분쯤 거제사업장에서 인도를 앞둔 15만t급 해양플랜트 선박의 시험 과정 중 구조물이 일부 내려앉으면서 30대 브라질 국적 감독관 A씨가 바다로 추락했다. 창원해양경찰서가 출동해 심정지 상태로 인양했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사고로 협력사 근로자 2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사고 직후 이날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4시간 동안 거제사업장의 생산을 멈추고 특별 안전교육과 점검을 실시했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인 A씨가 한화오션 소속이 아닌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고용 직원이라는 점에서 법 적용 범위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중처법이 적용되면 일정 기간 생산 중단은 물론 대표이사와 안전 담당 임원 등이 처벌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머나 먼 이국 땅에서 생을 마감하신 고인의 유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브라질 정부와 선주 측에도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직후 관련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관계 기관과 협조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에도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3건 발생해 국내 조선소 가운데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는 컨테이너선 건조 현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당시에도 전 공정이 중단되고 특별 안전교육이 실시된 바 있다. 이번 사고로 다시 한 번 안전관리 미흡 논란에 직면하면서 회사의 재발 방지 대책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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