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례 부분 파업 끝에 전면 행동… 생산 차질 불가피
노조 '기본급 인상' vs 사측 '격려금 확대' 입장차 고착
잠정합의안 부결 후 교섭 지연… 12일 대규모 집회 예고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 올해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11일 오전 8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가 올해 들어 11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지만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조선소 현장 생산 차질이 예상되지만 실제 영향은 조합원 참여율에 달려 있다. 조선 건조 현장은 자동차 공장과 달리 컨베이어식 생산라인이 아니라 공정별로 작업이 이뤄지는 구조로 조합원 대다수가 동참하지 않으면 모든 생산이 멈추지는 않는다.
전날 백호선 노조 지부장은 울산 조선소 내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장비)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하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백 지부장은 “회사는 미포조선을 합병하고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세계적 조선사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며 “이를 가능케 한 구성원과 조합원에게 정당한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는 지난 5월20일 상견례 이후 23차례 교섭을 이어왔다. 양측 모두 호황기에 걸맞은 임금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방식에서 입장이 갈렸다. 노조는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수주 상황과 글로벌 경제 여건에 따라 조정 가능한 격려금(일시금) 확대를 주장한다.
노사는 지난 7월18일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됐다. 이후 두 달 가까이 교섭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노조는 오는 12일에는 HD현대 계열사 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울산 조선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