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포 합병 발표에 노조 불신 고조
임금·성과급 이견, 교섭 교착 상태 지속
마스가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 차질 우려

HD현대중공업(위)과 HD현대미포 야드 전경. 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위)과 HD현대미포 야드 전경. 사진=HD현대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HD현대 계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조선·HD현대삼호중공업) 노조가 이달부터 2주간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 

노조는 최근 사측이 제시한 임금·성과급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주장하며 협상안 재검토를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수주와 해외 협력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노조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4일간 연속 파업에 들어갔다. HD현대미포조선과 HD현대삼호중공업 노조도 오는 3일부터 부분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노조는 오는 12일까지 회사가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서울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본사 앞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현재 HD현대 계열사 11곳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대표 교섭사인 HD현대중공업의 협상이 타결돼야 다른 계열사들의 임단협도 본격화될 수 있지만, 기본급 인상폭과 성과급 지급 규모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협상은 멈춰선 상태다.

지난달 11일 진행된 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지난달 11일 진행된 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이번 파업의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 합병 결정도 자리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MRO(유지·보수·정비) 시장 대응력 강화와 ‘MASGA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조직 효율화를 추진한다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구조조정 가능성과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으로의 실적·배당 쏠림을 우려한다.

노조는 정리해고나 강제 전환배치 등이 없다는 명확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합병 이슈가 해소되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한·미 조선업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ASGA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미 해군 MRO 사업 추가 수주, 현지 공동 선박 개발 및 조선소 건설 등 해외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파업이 잦아지고 있는데 도크가 멈추면 생산 차질뿐 아니라 천문학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외 투자와 협력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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