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합의 무산 후 고공 농성 이어져
노조 내부 불만 고조… 교섭 전망 불투명

백호선 노조지부장이 지난 10일 울산 조선소 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백호선 노조지부장이 지난 10일 울산 조선소 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 난항으로 지난 11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지만 현장의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파업 참여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정상 근무하는 인력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11일 오전 8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전체 조합원 약 7500명 가운데 실제 파업에 나선 인원은 500명 남짓으로 참여율은 7% 수준에 머물렀다. 회사와 노조의 추산이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파업은 임단협 교섭 결렬에서 비롯됐다. 노사는 올해만 20차례가 넘는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 7월 HD현대중공업은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및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내놨지만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됐다.

임단협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백호선 노조 지부장은 사내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전면 파업은 올해 들어 처음이지만 참여가 저조해 조업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HD현대중공업의 판단이다.

노조 내부의 불협화음과 낮은 파업 동력으로 당분간 임단협 진전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4차 본교섭에서도 고용안정 협약이나 일부 문구 수정만 논의됐을 뿐 핵심인 임금 문제는 사실상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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