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세력과 절연 못해, 당내 반발 확산
김용태 “전한길 같은 극단 유튜버와 절연해야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이후 한때 중도 노선을 모색하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윤 어게인(Yoon Again)’ 세력과 손을 잡으며 극단 지지층 결집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민주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와 특검 수사 확대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 지도부가 장외 동력 확보에 나서면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지난 14일 부산 세계로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이곳 담임목사 손현보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인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세이브코리아’의 대표적 ‘아스팔트 우파’ 지도자다.
당시 장 대표는 연단에서 손 목사의 구속을 “종교 탄압”이라 규정하며 “그의 뜻을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깨우는 데 사용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당내 강경 결집을 노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사흘 전 열린 국민의힘 주최 ‘야당탄압 규탄대회’에서도 이 같은 기류는 여실히 드러났다. 국회 앞을 가득 메운 1만5000여명의 참가자들 사이로 ‘윤 어게인’ 깃발과 ‘STOP THE STEAL’ 피켓이 펄럭였다.
이후 이들은 대통령실 앞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는 ‘대통령 윤석열’을 외치는 구호도 쏟아졌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공개적으로 “쌍전(전광훈 목사·전한길 강사)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뺄셈 정치로는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흐름은 장 대표 체제 출범 직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는 전당대회 후 “중도층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강경 노선을 접는 듯했다.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와의 거리 두기, 윤 전 대통령 면회 약속 보류, 김도읍 정책위의장 기용 등이 중도 확장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불과 보름 만에 다시 장외 투쟁에 올인하며, 윤 어게인 세력이 전면에 등장하는 구도가 재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수적 열세’라는 현실적 한계 속에서 단기적 결집만 좇다 스스로 극단에 갇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국갤럽 9월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호감이 안 간다’는 응답은 71%에 달해, 12·3 비상계엄 직후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맥락의 쓴소리를 보탰다. 그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김어준 비판처럼 우리 당도 극단 유튜버와 절연해야 한다”며 “전한길씨 같은 극단 세력과 관계를 끊는 것이 국민의힘 정상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장 대표를 향해선 “전당대회 전략이었다 해도, 이제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정당으로 선언해야 한다”고 직언했다.
결국 중도 확장과 극우 결집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당이 내세운 ‘중도 매력 정당’의 구상은 장외투쟁의 함성 속 묻혀가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