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우대금리·활성화 대책 주문…“명목상 존재, 기능 못해”
상반기 순익 9316억원·연체율 1.05%…NPL·커버리지 악화, 리더십도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은행의 존재 이유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지방은행이 명목상으로 있지만 실제로는 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금융 측면에서 무엇을 기획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은행의 존재 이유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지방은행이 명목상으로 있지만 실제로는 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금융 측면에서 무엇을 기획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은행의 존재 이유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전날(16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은행이 명목상으로 있지만 실제로는 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며 지방 대출금리를 수도권보다 낮추는 방안과 지방은행 활성화 대책을 금융위원회에 주문했다. 대통령의 직격탄에 지방 금융권 수장들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니 금융 측면에서 무엇을 기획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지시했다. “정책금융은 정부가 부담을 안는 제도가 많다”며 “지방에선 대출이자를 수도권보다 낮게 적용하거나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이 가능하지 않느냐”고도 물었다. 

지방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전세대출 금리를 더 낮추는 방안 등 구체적 예까지 제시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지역산업 육성, 지역 우대금리 부여 등 촉진 장치를 확인해 더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문제의식의 배경에는 지방은행의 실적·건전성 둔화가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 5곳(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iM뱅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익은 9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이 각각 0.1%, 3.4% 증가했지만 경남은행(-22.4%)·광주은행(-7.9%)·iM뱅크(-5.4%)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조7439억원으로 2.16% 줄었고, 비이자이익은 부산은행(72.93%)·iM뱅크(31.07%)·광주은행(10.68%)이 늘었으나 경남은행은 44.24% 급감, 전북은행은 적자 전환했다.

건전성도 나빠졌다. 지방은행 평균 연체율은 1.05%로 시중은행 평균(0.3%)의 세 배를 웃돌았고, 고정이하여신(NPL) 총액은 1조944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523억원) 대비 33.9%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은행의 존재 이유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상황에서 지방 금융그룹의 리더십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은행의 존재 이유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상황에서 지방 금융그룹의 리더십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완충장치인 NPL 커버리지비율(부실여신 대비 충당금 비율)도 부산은행은 160%에서 117%로, 경남은행은 222%에서 108.85%로, iM뱅크는 214.30%에서 183%로 후퇴했다. ‘부실 1원당 쌓아둔 쿠션’이 얇아졌다는 뜻으로, 연체가 추가 발생하거나 회수가 지연되면 순익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적 악화의 직격탄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왔다. 지역경기 둔화로 중소기업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예컨대 전북은행은 전체 원화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50.7%에 이르며 부동산·임대 대출 연체율은 1.8%로 1분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지자체 금고 입찰에 시중은행이 적극 뛰어들면서 출연금 경쟁이 격화해 지방은행 수익성에 부담을 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방 금융그룹의 리더십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JB금융지주 김기홍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해 임기 중(2028년 3월 만료)이다. 지방금융 전반에 우려가 커진 만큼, 실적 유지와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은 12일 iM뱅크 은행장직을 내려놓고 지주 회장 역할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iM금융은 이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후보군으로는 성태문 그룹가치경영총괄 부사장, 천병규 그룹경영전략총괄 부사장, 강정훈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김기만 수도권그룹 부행장, 박병수 그룹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겸 iM뱅크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수도권 영업 확대·디지털 채널 강화, 기업대출 편중 완화와 가계대출 비중 제고(6월 말 21조원 수준, 전체의 37%) 등 과제를 동시에 풀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BNK금융지주에선 빈대인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된다. 늦어도 12월 중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업계는 연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실적 개선과 ‘밸류업’ 성과, 비이자 부문 강화 등 체질 개선의 가시적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방금융 특성상 위험가중자산(RWA) 관리가 쉽지 않은 만큼, 수익원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이익 창출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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