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대중화·사업재편 통해 소맥 이미지 탈피
2030년까지 소주 해외 매출 5000억원 목표
용인 통합연구소·프리미엄 주류로 '내실 강화'
베트남 공장·17개 전략 국가로 세계 시장 확장

1924년 설립된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 주류기업 중 최초로 100년을 넘어선 기업이 된 하이트진로는 이제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며 글로벌시장 공략과 브랜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100년 경영성과와 비전, 그리고 세계 주류시장에서 ‘진로(JINRO)’ 브랜드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하이트진로 100주년 디지털역사관 사이트.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100주년 디지털역사관 사이트. 사진=하이트진로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또 다른 100년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진로(JINRO)’의 대중화를 내세운 글로벌 전략과 국내외 사업 재정비를 통해 단순한 소맥(소주+맥주) 이미지를 넘어 종합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내실 강화와 세계 시장 확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하이트진로는 2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모멘텀’ 확보에 나서고 있다.

◆‘100년 기업’ 타이틀 넘어선 첫 걸음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 중 9번째, 식음료업계에선 처음으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출발한 진천양조상회와 조선맥주 주식회사의 뿌리를 잇는 하이트진로는 2005년 양 사가 합병되며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100년간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 제조 면허 보유업체 2700여곳 중 약 40%의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대표 제품인 하이트 맥주와 진로 소주는 각각 한국 맥주시장의 혁신과 세계 증류주시장의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실적에서도 독보적이다. 진로는 지난해 9680만 상자(9ℓ 기준)를 수출하며 24년 연속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지켰다. 미국에서 최근 3개년도(2021~2023년) 연평균 성장률은 24.1%, 멕시코는 지난해 40% 이상, 프랑스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7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며 본격적인 미래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핵심은 ‘진로의 대중화’다. 소주의 세계화를 넘어서 일상 속 주류 카테고리로 진로를 정착시키고 해외시장 매출을 2030년까지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진로의 대중화는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브랜드 경험과 문화, 현지화 전략을 결합한 글로벌 전개다. ‘Easy to Drink, Drink to Link’라는 새로운 글로벌 슬로건을 내세운 하이트진로는 진로를 단순한 주류가 아닌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가 2030 글로벌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가 2030 글로벌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내실·글로벌 강화, 다음 100년 구체화

내실 강화를 위한 전략도 병행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경기도 용인에 통합연구소를 신설하고 기존 청주·홍천 연구소를 통합 이전할 예정이다.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시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프리미엄 주류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와인, 프리미엄 소주, 위스키 등 비주력 주류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소맥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종합주류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시도로 단일 주종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로 진화 중이다.

해외에서는 82개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으며 전략 국가를 기존 8개국에서 17개국으로 확대했다. 미국, 베트남, 멕시코, 프랑스 등에서 스포츠 마케팅, 페스티벌 협업, 팝업스토어 운영 등 진로의 감각적인 이미지 확장을 위한 브랜딩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는 진로의 첫 글로벌 생산공장이 들어선다. 총면적 약 2만5000㎡(축구장 11배) 규모로 내년 완공 예정이며 연간 500만상자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이 공장을 글로벌 유통의 허브로 삼아 현지 대응력을 높이는 한편 물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전하는 마케팅 활동을 지속 강화하고 진로가 글로벌 메인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국가에서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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