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유일 적립금 30조원 돌파…국내 금융권 5워권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 수익률도 우수…IRP 전 업계 1위

과거 은행·보험 업종에 묶여있던 퇴직연금 자금이 작년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뚜렷해지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가입자들이 성과가 우수한 증권사로 이동하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으로 1강3중 증권사의 경영전략과 특장 서비스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미래에셋증권
사진=미래에셋증권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최근 퇴직연금의 중심이 증권업계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적립금·운용 실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선두를 굳건히 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으로 독보적인 1강(强)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회사의 장점인 글로벌 자산 배분을 이용해 우수한 장기 성장률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내 유일하게 적립금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의 성과와 더불어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도 격차의 경쟁력을 평가받고 있다.

업계 유일 적립금 ‘30조’…“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 덕분

1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DB형·DC형·IRP 합산) 적립금은 총 32조138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1% 수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DC형과 IRP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지난 2분기 말 미래에셋증권 DC형과 IRP 적립금은 각각 13조2856억원, 13조억원으로 작년 말부터 6개월 만에 11.8%, 18.2% 늘었다. 적립금 증가 규모는 각각 1조4111억원, 2조94억원으로 퇴직연금 사업을 운용하는 증권사 중 가장 컸다.

비은행권에서는 적립금 기준 유일하게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보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많은 금융회사는 ▲삼성생명보험(50조3338억원) ▲신한은행(47조7267억원) ▲KB국민은행(44조2327억원) ▲하나은행(42조7040억원) 등 4곳이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에 따른 우수한 장기 수익률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 우선’ 원칙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 고객 포트폴리오 분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미국·중국·인도로 분산 투자하는 리밸런싱을 적극 추진 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자산 배분 포럼’에서 “역사적으로 달러의 방향은 투자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줬는데 현재는 달러 방향이 바뀔 것에 대비해야 할 시기다”며 “미국 빅테크에 쏠린 자산을 기술굴기가 진행 중인 중국과 강력한 내수 성장 엔진을 보유한 인도 등 미국 외 시장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수한 수익률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IRP(원금 비보장) 1년 수익률은 12.48%로 전체 업계(은행, 증권, 보험) 1위를 차지했고, 5년 수익률은 5.66%로 증권업계 선두에 섰다. DC 1년 수익률도 12.17%로 증권업계 1위를 기록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는 “퇴직연금 실물이전을 기회로 자금 유치를 가속화하겠다”며 “로보어드바이저, 개인연금랩 등 장기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가진 투자 포트폴리오를 강화하여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AI를 통한 디지털 전환, 고객을 위한 혁신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된 지난 2005년에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회사 내 퇴직연금본부를 구성했다. 현재 연금 전담 인력만 150명(2025년 8월 기준)으로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고객 친화적인 연금 서비스를 목표로 디지털 솔루션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서비스인 포트폴리오 구독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울러 상장지수펀드(ETF) 실시간 매매와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는 지난 2022년 9월 처음 출시된 서비스로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5만5690개의 계좌와 3조 6625억원의 평가금액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는 코스콤 테스트베드 센터의 심사를 통과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설계돼 글로벌 우량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증권 하반기에도 고객 친화적인 연금 서비스를 목표로 디지털 솔루션을 꾸준히 제공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상품 라인업도 확대하며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자산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매수, 모바일 원-스톱(One-Stop) 연금 개시, 퇴직연금 장내 채권 매매 서비스, 세액 공제 현황 한눈에 보기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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