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중 유일하게 10조원대 적립금…DB 쏠림은 과제
작년부터 조직개편 및 서비스 강화 등 변화 노력 중

과거 은행·보험 업종에 묶여있던 퇴직연금 자금이 작년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뚜렷해지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가입자들이 성과가 우수한 증권사로 이동하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으로 1강3중 증권사의 경영전략과 특장 서비스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현대차증권
사진=현대차증권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국내 퇴직연금 시장 2위인 현대차증권이 체질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이 1위를 굳건히 사수하고 있는 가운데 2위를 노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현대차증권은 수익률 제고와 서비스 확대를 통해 전통적으로 높던 계열사 비중으로 줄이는 등 벌써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

◆‘DB’ 의존도 줄이고 ‘DC·IRP’ 키운다

1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은 전년 말 대비 2.3% 늘어난 17조9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바로 다음인 규모로 중소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조원 이상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왔다. 2분기 기준 현대차증권의 DB형 적립금 규모는 15조3158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85.4%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그룹사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어서다. 이에 전체 DB형 적립금 중 자사 계열사 규모는 13조4642억원, 약 80% 수준에 이른다.

그만큼 DB형 퇴직연금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있다는 평가다. 실제 DB 원리금 보장형 수익률 4.18%를 기록하며 업계 1위로 자리하기도 했다.

이런 우수한 수익률에 DB형 적립금은 작년 말부터 6개월 만에 72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4766억원), 한국투자증권(-641억원), 삼성증권(16억원) 등은 대부분 감소하거나 미약한 증가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이와 더불어 타사 대비 규모가 작은 확정기여(DC),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에 대한 체질개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차증권의 DC형 적립금은 5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성장했다. 이는 삼성증권(40.1%), 한화투자증권(36.2%)에 이어 세 번째다. IRP 또한 2조410억원으로 같은 기간 20.6% 늘어나며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담조식 신설·수익률 제고 통해 2위 ‘사수’ 노력

다만 현대차증권을 맹추격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과의 격차가 감소 중인 것은 부담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적립금은 지난해 말 15조8148억원에서 17조5648억원으로 11.0% 성장했다. 삼성증권 적립금도 같은 기간 15조3857억원에서 17조2784억원으로 12.3% 뛰었다.

이에 현대차는 조직개편 및 서비스 강화로 연금 투자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현대차증권 지난해 DC 영업 전담 조직 신설 및 컨설팅 부문 강화 등 퇴직연금 DC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에는 DC 가입자관리 채널을 기존 본사 단독에서 본사와 지점으로 확대하여 가입자 대면접촉을 확대하기도 했다. 또한 지방 주요 권역 지점 내 퇴직연금 전문가를 전진 배치하여 지점 가입자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월간 퇴직연금상품 추천상품 선정협의회를 실시해 추천 상품군 선정 및 부진 상품에 대한 리밸런싱 등을 진행하고 있다. 퇴직연금 펀드 정량 평가 서비스인 ‘ The H스코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수익률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리테일-연금 시너지 강화를 위해 연금사업실을 리테일본부 산하로 편입하고 연금사업실의 퇴직연금 영업력 강화를 위해 '연금영업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회사는 퇴직연금 고객의 수익률 제고 및 고객관리 체계 강화를 통한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운용 수익률 제고 등 퇴직연금 부문 전반에 대한 사업 역량 강화 지속으로 고객사 및 가입 고객에게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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