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부터 중위험까지 수익률 ‘선두'
AI·장내 채권 거래 등 서비스 혁신 노력
과거 은행·보험 업종에 묶여있던 퇴직연금 자금이 작년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뚜렷해지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가입자들이 성과가 우수한 증권사로 이동하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으로 1강3중 증권사의 경영전략과 특장 서비스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독자적인 상품 전략과 차별화된 서비스 혁신으로 급속한 성장을 보이며 적립금 2위 현대차증권에 바짝 따라붙었다. 디폴트옵션 수익률 1, 2위를 나란히 하는 등 대표 상품의 성과와 전용 서비스 확대 및 혁신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43.7% 쏠려…디폴트옵션 수익률 ‘1위’
13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2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규모는 17조5647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32조1384억원)과 현대차증권(17조9321억원) 다음인 3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지난해 10월에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5700억원이 한국투자증권으로 유입돼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로 순유입된 퇴직연금 자산은 확정기여(DC)형·개인형 퇴직연금(IRP) 기준 총 1조3055억원인 것을 고려하며 약 43.7%의 자금이 한국투자증권으로 쏠린 셈이다.
이런 투자자들의 행보는 안정적인 수익률 때문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디폴트옵션 상품에서 뛰어난 운용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정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운용하는 제도로 DC와 IRP에 적용된다.
전체 업권(은행·증권·보험 등) 319건은행의 디폴트옵션 상품 중 수익률 1, 2위를 모두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디폴트옵션적극투자형BF1’(고위험)은 지난 1년간 1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다음은 한국투자증권디폴트옵션중립투자형포트폴리오2(중위험)(11.66%)이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성과의 핵심은 상품 구성에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 상품들은 '한국투자Mysuper알아서' 펀드 시리즈를 공통 편입하고 있다. 계열회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연금 선진국인 호주의 디폴트옵션 마이슈퍼를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한 벤치마킹 펀드로, 장기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 인공지능·ETF 적립식 매수 등 차별화된 서비스
여기에 더해 한국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이 설계하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 출시와 퇴직연금 전문 컨설팅 브랜드 론칭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월 디셈버컴퍼니와 협력해 인공지능(AI)가 설계하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운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 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바 있다.
앞서 2023년에는 업계 최초로 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를 퇴직연금계좌에 도입하기도 했다. 매달 지정한 날짜에 약정금액 내에서 선택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자동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고 장기적인 안정 수익을 추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근로자의 체계적인 은퇴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퇴직연금 전문 컨설팅 브랜드 ‘한투 퇴직 마스터’를 론칭했다. 단순 금융 상품 안내를 넘어 고객의 생애 주기에 맞춘 맞춤형 은퇴 설계와 실행 전략을 제공하는 통합 컨설팅 서비스로, 퇴직연금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해 기업과 임직원의 상황에 최적화된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모바일앱 ‘한투앱’을 통해 퇴직연금 가입자에게도 ‘장내채권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C형과 IRP 가입자 모두 거래 가능하고 국고채와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를 직접 매매할 수 있다.
김순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운영본부장은 “한투 퇴직 마스터는 기존 수익률 중심 은퇴 설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은퇴 이후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차별화된 해법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서비스”라며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막막함을 느끼는 고객들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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