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오닉 5 판매 감소… 가동률 하락
관세에 따른 현대차 미국생산도 영향 미쳐
관세협상 급랭… 해외 생산기조 이어갈 듯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이달 말 울산 공장 내 전기차 생산 라인 가동을 멈춘다. 올해 들어 일곱 번째다. 휴업의 원인에 대해 내수 부진과 관세로 인한 물량 재배치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이 ‘구금사태’로 인해 타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결과적으로 울산 공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 5 국내 부진·해외 생산 확대 복합 작용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울산 1공장 사업부위원회에 1공장 2라인 기술직 전체를 대상으로 오는 29~30일 이틀간 휴업한다고 밝혔다. 1공장 2라인은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 5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라인 휴업의 대외적인 이유는 국내 수요 부진이다. 현대차는 국내 전기차 수요가 정체돼 휴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수요 부족에 따라 1공장 2라인의 누적 손실 금액만 지난 19일 기준 1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은 올 1~8월 1만41대로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줄었다.
업계에서는 울산 공장 전기차 생산 라인 휴업의 또 다른 이유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때문으로 분석한다. 미국이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수입 자동차 25% 고율 관세가 6개월 가까이 완화되지 않자 현대차는 불가피하게 미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州)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올 1~8월에 아이오닉 5 3만7357대를 생산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들어 7월까지 미국에서 약 2만5000대의 아이오닉 5를 판매했다. 사실상 HMGMA가 미국 물량을 전량 소화함에 따라 국내 생산분 비중이 자연스레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현대차는 국내 생산을 당분간 늘리지 않고 해외 생산 체계 안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내년 유럽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시리즈 신차 ‘아이오닉 3’를 유럽 현지에서 제조할 방침이다. 미국·유럽 생산량이 늘어나면 울산 공장은 내수용에 집중하게 돼 국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가 국내에서 판매량 난조를 겪으며 울산 공장 가동률도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울산 공장이 국내 판매량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타결 ‘첩첩산중’… 현대차그룹 불확실성 계속
현대차그룹이 미국 생산 비중을 높이게 된 가장 큰 원인인 자동차 관세는 정부가 강경 기조로 선회하며 고착상태에 빠졌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서울에서 블룸버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한미 관세 협상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부 기조가 급변한 것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근로자 구금 사태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되고 기업이 미국 출장을 꺼리는 분위기까지 감지되자 정부도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2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 전액 현금 투자 시, 한국은 1997년과 같은 금융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 때와 달리 ‘조건에 맞지 않다면 투자 불수용’ 의사를 시사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이어질 경우 대미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고 2029년 1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까지 관세를 물고 버티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지 사업을 진행할 최소한의 행정 조건인 비자 문제도 해결 안 된 상황”이라며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덜컥 현금을 줬다가 사업이 제대로 안되면 거대한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를 담당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이러한 한미 간 통상 불확실성이 이어짐에 따라 국내 생산 축소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는 알라바마 공장(HMMA)을 증산하고 물량을 재배치 했고 HMGMA는 가동률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2030년까지 5년간 제네시스를 포함해 연평균 5.9%의 물량을 증대시켜 연 555만대 생산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 장벽에 따라 정작 한국 생산분 증가는 더딜 수 있어 국내 공장의 어려움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음에도 울산 공장이 한두 번도 아닌 일곱 번이나 가동을 멈춘 것은 물량 배치 비중이 줄어든 것이 라고 추측할 수 있다”며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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