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수송 경쟁 격화… 대한항공, 특수화물 기술로 우위 확보
GB200 등 초고가 GPU 수송… 정온·보안·충격관리 '삼박자'
글로벌 네트워크·운항 노하우, 국가 AI인프라 운송 주력 담당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인공지능(AI) 물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수송을 맡을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반도체의 특성상 선박보다 항공 운송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고부가가치 반도체 운송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AI 반도체 물류’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고난도 화물 운송 노하우, 대한항공 '유력'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삼성전자, SK, 현대차, 네이버, 정부 등에 총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공급 물량에는 엔비디아의 신형 AI 반도체 ‘GB200 블랙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개당 6만~7만달러(8600만~1억원)에 달하며 온도·습도·정전기·진동 등 외부 요인에 극도로 민감하다. 전체 공급 물량에는 GB200 시리즈가 다수를 차지하고 RTX6000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처럼 고가이면서도 취급이 까다로운 GPU는 일반 화물처럼 다룰 수 없다는 점이다. 반도체 운송에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특수 포장, 정전기 방지 시스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항온 설비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 장비를 운송할 때는 충격 감지기나 기울임 센서가 부착될 정도로 세밀한 관리가 이뤄진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반도체, 의약품, 정밀 장비 등 고난도 화물을 다뤄온 대표 항공사로, 해당 분야에서 안정적인 운송 노하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보잉 777F, 747-8F 등 대형 화물기를 주력으로 운영하며 한 대당 최대 130t까지 실을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수천 장의 GB200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위험물 및 고가 장비를 위한 보안·보험·온도 관리 체계가 이미 구축됐다.
엔비디아의 공급 계획이 이제 막 구체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운송사 선정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반도체 운송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모두 갖춘 대한항공이 일부 물량이라도 확보할 경우 화물 부문 실적에 뚜렷한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 반도체 공급 본격화… 'AI 물류시장' 개막
업계에서는 이번 GPU 공급이 본격화되면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특수화물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서버와 냉각장비, 전력모듈 등 관련 장비까지 묶여 움직이는 ‘패키지형 운송’이 늘어나면서 항공 운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AI 인프라 물류’라는 신흥시장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충과 AI 서버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장비 운송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복합 화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항공사 간 운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온도·진동 관리 등 특수 화물 역량이 새로운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가 장비일수록 항공 운송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글로벌 노선을 보유한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의 경쟁력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공급은 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GPU 운송 주도권을 국내 항공사가 확보한다면 산업적 상징성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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