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메리츠증권이 SK하이닉스에 대해 인공지능(AI) 반도체 공동 설계자로서 재평가받는 가운데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 주가는 기존 67만원에서 91원으로 상향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New IT'(Intelligence Technology·지능 기술) 시대에서 메모리 업체들은 단순 커머디티(범용 제품) 공급사가 아닌 AI 반도체 공동 설계자로서 평가절상돼 통념적이고 관성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한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차이를 빠르게 좁힐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근 10여년간 SK하이닉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마이크론에 비해 0.5~1.2배포인트 낮았다.
김 연구원은 "ADR을 발행하는 등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마이크론의 밸류에이션을 바로 뛰어넘을 것"이라며 "적극적 투자자들의 롱쇼트 전략뿐 아니라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종 펀드의 자금이 유입돼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는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했다.
ADR은 미국 현지 은행이 외국 기업으로부터 예탁받은 증권을 담보로 발행한 주식이다. 원래 주식은 본국에 보관하고 이를 대신하는 증서를 만들어 외국에서 유통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도 뉴욕 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봤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는데 주주 입장에선 비용 증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과급 정책은 성과 보상 및 동기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주주 몫의 환원 강화 요구는 날로 커질 전망"이라며 "2026년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 환원 강화 요구가) 크게 분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6년 추정 실적 기준 PBR이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6년 재평가받는 과정에서 사업별 평가가치 합산(SOTP) 방식으로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바꿔 영업가치 상승 여력을 추가로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