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매출·블랙웰 수요 폭발…정규장 이어 애프터마켓 급등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전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가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미국 장 마감 후(애프터마켓)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했다. 19일(현지시간) 발표된 실적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돈데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다는 신호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로 마감한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에서 196달러선을 기록하며 단숨에 강세로 전환했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기준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 전망치(549억2000만달러)를 웃돈 수치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512억달러로 전년 대비 66% 늘어나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43억달러로 30% 늘었으나 직전 분기 대비로는 소폭 감소했다. 전문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000만달러, 5억9000만달러였다.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로 시장전망치(1.25달러)를 상회했다.

실적을 이끈 핵심 요인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 '블랙웰'의 압도적 수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이고 클라우드 GPU는 모두 매진된 상태"라며 "학습과 추론 전 영역에서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또한 "AI 생태계는 빠르게 확장 중이며 더 많은 기초 모델 개발사와 스타트업이 전 세계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간외 급등은 최근 시장에서 제기됐던 'AI 버블' 논란을 일정 부분 약화시키는 효과를 낳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버블 우려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GPU·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매출·수익·활용처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해 투자 사이클이 급격히 꺼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특히 올해 들어 생성형 AI 모델 확산 속도가 둔화되고 일부 테크 기업이 GPU 확보 계획을 축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수요가 정점을 통과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실적·가이던스 모두에서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요 둔화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이 650억달러(약 9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가 전력 공급, 냉각 설비, 칩·부품 수급 등 물리적 제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기에 중국향 GPU 수출 제한 같은 규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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