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가담자 모집해 역할 분담…청년층 유입까지 확대
고의사고→장기입원→과다 청구 등 '복합형' 범죄 확산

최근 보험사기 수법은 텔레그램과 SNS·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가담자를 모집해 사고 연출·허위 청구가 분업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챗GPT
최근 보험사기 수법은 텔레그램과 SNS·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가담자를 모집해 사고 연출·허위 청구가 분업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챗GPT

[서울와이어=박동인 기자] 올해 들어 보험사기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조직형·플랫폼형’ 형태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가담자 모집과 고의 교통사고와 허위 청구를 결합한 수법이 이어지면서 보험사기 양상이 개인 단위를 넘어 조직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ㄴ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브리핑을 열고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총책 4명을 구속하고 관련자 17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직은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렌터카 등을 이용해 진로 변경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거나 가해·피해 역할을 미리 나눠 사고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총 348건의 허위 사고를 냈다. 또 실제 발생하지 않은 사고를 신고하는 수법도 동원해 약 23억원대 보험금을 부정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책들은 사고 설계와 모집 대가로 보험금 중 절반 이상을 챙겼다. 일부는 보험회사 근무 이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합의 시점 조절과 진술 요령 등을 가담자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유형별로는 신호위반 차량을 겨냥한 고의 추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가·피공모 사고가 약 40%, 허위 신고가 10% 수준이었다. 단일 사고로 가장 큰 편취금액은 약 5000만원이었다. 조직원 구성도은 총책의 경우 대부분 20대 후반~40대 초반 남성이었고 가담자 상당수는 사회초년생·20~30대 청년이었다. 

올 들어 보험사기 방식은 조직형으로 변화했다. 텔레그램과 SNS·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가담자를 모집해 사고 연출·허위 청구가 분업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자료=서울경찰청

특히 고의 교통사고형 사기가 다시 증가세다. 2021~2023년 다소 줄어들었던 추세와 달리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고의 추돌 등의 사고가 반복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렌터카·카셰어링 차량이 손쉽게 확보된다는 점을 악용해 사고를 설계하는 방식도 흔해졌다.

사고 조작 뒤에는 경미한 충돌임에도 장기간 입원하거나, 비급여 위주 치료를 제공하는 한방병원에서 고액 치료비를 청구하는 수법이 뒤따른다. 보험사기 조직이 고의 사고 → 장기 입원 → 진단서 부풀리기 → 차량 수리비 과다 청구 등 여러 단계를 결합한 ‘복합형 사기’를 활용하는 것은 올해 들어 더욱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다.

허위 사고뿐 아니라 허위 청구의 빈도도 늘었다. 올해 적발된 사례 상당수는 실제 사고는 존재하지만 치료·입원·보상 청구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방식이 포함됐다.

청년층 유입 증가도 특징이다.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계좌만 빌려주면 된다’, ‘차량만 이용하면 참여 가능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범죄 가담 허들이 낮아진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도 모집책들이 텔레그램·인터넷 카페에 은어를 사용한 광고글을 올려 가담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의 합동조사는 올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금감원은 렌터카 사고·한방병원 비급여·허위 진단서를 중심으로 기획조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경찰은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연중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배은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은 “보험사기는 전체 가입자에게 보험료 상승 부담을 전가하는 중대 범죄”라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고액 알바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단순 모집·알선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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