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글로·처방의약품 호조로 매출 신기록
AI 혁신·해외 백신 인허가로 성장 전략 본격화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GC녹십자의 3분기 매출이 609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했다. 허은철 대표는 면역글로불린 혈장분획제제 ‘알리글로‘의 고성장과 처방의약품 확대를 기반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증명하고 있다.
◆ 창립 이래 최초 분기매출 6000억원 돌파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1.1% 증가한 60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2억원, 순이익은 1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에도 첫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허은철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불안정한 국내 환경에도 불구하고 양 날개로 날아오르기 시작한 GC녹십자의 견고한 힘을 믿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매출 상승의 사유로 알리글로의 지속적 성장과 처방의약품 확대를 들었다. 알리글로의 경우 올해 매분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17%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의 광세 정책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중 알리글로 수출 물량을 늘려 현지 재고를 확보했다. 여기에 4분기에는 내년도 판매 물량 선적을 진행하고 있다.
허 대표는 “글로벌 진출 원년이었던 2024년에는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안착이라는 전사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열의를 다 해준 덕분에 기대 이상의 첫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별도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로는 ▲혈장분획제제 1336억원 ▲백신제제 919억원 ▲처방의약품 1702억원 ▲일반의약품 및 소비자헬스케어 340억원으로 나타났다.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는 상반기 해외 공급이 집중된 기저효과로 소폭 감소했으나,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연간 매출의 96%를 달성한 만큼, 두 자릿수의 성장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연결 대상 자회사들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GC셀은 매출 450억원을 기록하고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를 대폭 축소했다. 전분기에 이은 주요 사업 부문의 회복세가 이번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GC녹십자엠에스와 GC녹십자웰빙도 주력 사업의 호조로 각각 264억원, 42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허 대표는 최근 미국 관계사 큐레보(Curevo vaccine)와 대상포진 백신 ‘아메조스바테인’의 위탁생산(CMO) 권리 확보 계약을 체결하며 GC녹십자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자회사 ABO플라즈마(구 ABO홀딩스)가 텍사스 주에 위치한 라레도(Laredo) 혈장센터(Plasma Center)를 개소했다. 여기에 이글패스(Eagle Pass) 혈장센터도 2026년 중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 AI 기반 혈우병 예측 모델 개발⋯'환자 맞춤형' 추진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혈우재단 및 서울대학교 약학대학과 함께 ‘혈우병 환자의 관절병증 예측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 4월 GC녹십자가 제안하고 두 기관이 합류하면서 본격화됐다. 국내 기업이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관절병증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업은 약 20년간 축적된 국내 혈우병 환자들의 실사용 빅데이터(Real-World Big Data)에 AI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관절 손상 예측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모델은 ‘그린모노’, ‘그린진에프’ 등 혈우병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실제 데이터를 반영해 의료진이 환자별 최적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될 예정이다.
지난 9월에는 메가존클라우드와 품질문서 작성 효율화를 위한 AI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며 업무 효율화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연간 제품 평가 보고서(APQR) 및 제품 경향 분석 보고서(DTA)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높이고 문서 작성 시간을 80%이상 단축하며 품질 혁신과 업무 효율화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2020년 수두백신 ‘배리셀라주‘의 국내 허가 이후, WHO PQ(Pre-qualification)를 획득했으며, 개별 국가 인허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의약품청(DAV)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또한 배리셀라주 2도즈(2회 접종) 3상 시험 계획서(IND)를 베트남 보건부(Vietnam Ministry of Health)에 제출했다. 태국 식품의약품청(FDA Thailand)으로부터도 동시험 계획서를 승인받았다.
한편 GC녹십자는 지난 9월 독감백신 ‘지씨플루’의 누적 생산량이 4억 도즈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GC녹십자는 전 세계 25개국에서 지씨플루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며, 60개국 이상에 공급하고 있다.
